옥시, 장애 3·4등급은 人당 1억2천?…피해자 “사과 안 받는다”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5-03 18:06:34
  • -
  • +
  • 인쇄
△ 기자회견하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서울=포커스뉴스) 사망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서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옥시레킷벤키저(한국 법인 RB코리아)가 지난 2일 보상안을 발표했지만, 보여주기 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옥시는 3일 세부 보상안을 배포하고, 보상 대상은 옥시 제품을 사용한 1‧2등급 장애판정 피해자들이며 이외의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기존에 출연한 인도적 기금 100억원으로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옥시 관계자는 “1·2등급 판정을 받은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옥시가 책임을 진다. 이외에는 인도적 기금 100억원으로 해결을 봤으면 좋겠다고 제안을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지 불거지자 2014년 환경부 산하 환경보전협회에 50억원을 출연했다. 최근 검찰조사가 본격화자 50억원을 더 마련해 총 100억원의 인도적 기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옥시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질병관리본부와 환경부가 추산한 옥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규모는 약 1000여명이다. 이 가운데 1·2등급은 사람은 221명이다.

옥시 측 얘기대로라면, 1·2등급을 제외한 약 780여명의 피해자들은 100억원의 인도적 기금으로 보상을 받아야 한다. 한 사람 당 약 1억2820만원이 돌아가는 셈이다.

옥시 관계자는 “환경보전협회와 100억원 기금 사용에 대해 공문을 보낸다든지 제안을 한다는 식으로 협의한 것은 아니다. 이 돈을 쓸지 말지에 대한 결정권자는 피해자다”라며 “피해자 측에서 기금을 받지 않았고 옥시에서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도 아니기 때문에 제안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옥시는 오는 6월까지 피해자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7월에는 전문가들로 구성한 독립적 패널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독립적 패널의 역할은 100억원의 인도적 기금을 어떻게 사용할 지에 대해 논의 하는 것이라고 옥시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가습기 살균제로 딸과 아내를 잃은 안성우씨는 “3, 4등급에도 중증 질환 피해자들이 있다. 100억원은 이들 10명에게만 줘도 없어지는 돈”이라며 “피해에 대한 보상, 배상을 하는데 인도적 기금이라는 단어를 왜 사용하는지 모르겠다. 사과는 안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모임은 4일 옥시레킷벤키저 본사가 있는 영국으로 떠난다.(서울=포커스뉴스)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들이 옥시레킷벤키저 대표 등 8명의 이사진 형사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6.05.02 오장환 기자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