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양적완화…최후의 보루"
"쇄신 모습 관리형으로 비대위 구성해야"
"특권, 횡포 일삼는 이들 견제가 내 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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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소짓는 이혜훈 새누리당 당선인 |
(서울=포커스뉴스) "세상을 바꾸고 싶어서 정치를 한다. 여러가지를 해봤지만 정치가 제일 빠르더라. 부당하고 어려운 일을 당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싶다"
<포커스뉴스>는 20대 총선에서 3선 고지에 오른 이혜훈 새누리당 당선인과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포커스뉴스> 본사에서 2시간에 걸쳐 심층인터뷰를 진행했다.
'공천파동'의 한가운데서 '친박'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이기고 서울 서초갑에서 승리를 거머쥔 이혜훈 당선인은 정치를 하는 이유에 대해 "세상을 바꾸고 싶어서 하는 것이다. 여러가지를 해봤지만 정치가 제일 빠르더라"고 말했다.
이어 "힘이 있다는 특권을 갖고 횡포를 일삼는 사람을 견제하고 그런 일을 막는 법과 제도를 만드는 것이 제 임무"라고 강조했다.
19대 총선 당시 공천에서 탈락, 4년의 공백기 끝에 재기에 성공한 이혜훈 당선인은 "지난 4년 동안 쉬면서 마음의 준비를 많이 하고 그 분들 얘기에 귀를 기울이는 계기가 됐다"며 "오히려 지난 8년간 국회에 있을 때보다 더 민감하게 느끼는 귀를 갖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혜훈 당선인은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이날 인터뷰에서도 경제 현안에 대해 조목조목 의견을 제시했다.
이 당선인은 한국형 양적완화에 대해 "양적완화를 하기 위해 법안을 고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카드"라며 "이것은 그냥 돈을 날리는 것"이라고 말하며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조선·해양·철강 업계의 구조조정의 재원에 대해서는 "2008년 이후 단 한번도 쓰지 않았던 금융안정기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양적완화는) 다른 재원 마련을 검토해본 뒤 생각할 최후의 보루"라고 주장했다.
이혜훈 당선인은 당내 현안에 대해서도 소신을 드러냈다.
총선 참패 후 당을 수습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와 관련해서는 "쇄신의 모습을 가진 관리형 비대위를 꾸려 빨리 전당대회를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승민 의원 등의 복당 문제에 대해서는 "당장 복귀해야 한다"며 "지금에 와서 재고할 이유가 뭐가 있느냐"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3선에 성공했는데 소감 한 말씀
▲4년을 쉬고 다시 3선에 성공한 경우라 새로 시작하는 느낌이다. 거의 초선 느낌이다.지난 8년(17·18대) 국회에 있을 때보다 국민의 목소리를 훨씬 더 민감하게 느끼는 귀를 갖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원외 시절인 지난 4년(2012~2016년)이 없었더라면 어쩔뻔 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공천 경쟁이 만만치 않았다.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는지?
▲제 경쟁자(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가 "대통령이 이미 여기를 본인으로 정했다. 본인이 이미 내정돼 있다"고 하며 선거전을 펼쳤다. 물론 그것도 힘이 들었지만 상당히 많은 분이 그 부분을 그냥 받아들였다. 우리나라는 분명히 민주주의 국가이고 삼권분립이라는 원칙이 엄연히 있다. 국회의원은 국민들이 대표를 뽑는 것이고 행정부를 감시하라고 뽑는 건데 어떻게 대통령의 비서를 뽑는 것처럼 생각하는지 놀라웠다. 대통령이 낙점하는 것처럼 많은 분들이 생각하는 것을 보고 굉장히 놀랐다. 상당히 낙담한 적이 많았다.
-저번 18대 총선 때도 공천때 시끄러웠는데 그때랑 지금이랑 비교하면 어떤지?
▲그 때도 대통령(이명박)이 이혜훈은 안된다. 제가 청와대가 만들었다는 살생부에 0순위로 들어있다고 소문이 나고 했다. 그런데 이번처럼 힘들지는 않았다. 그 때는 공천 심사 기간이 아주 짧았다. 이번처럼 경선을 6개월씩 거치지 않고 하루 아침에 끝났다. 그런데 경선을 거치니까 거의 반년을 서초주민 20만명을 상대로 '대통령이 내려보냈다. 여긴 경선이 없다'는 말에 대해 아니라고 설득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당이 위기인데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번 총선 결과는 두 가지 분노가 합쳐진 것이다. 첫 째는 지난 몇 년간 켜켜이 쌓여온 분노에 경제적인 어려움이 불을 붙이는 기폭제 역할을 한 것 같다. 그것은 '초이노믹스'(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경제정책)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초이노믹스'라는 것은 두 가지가 골자다. 하나는 돈 풀기이고 다른 하나는 부동산 문제다. 이 두 가지 때문에 저금리가 되고 전·월세난이 가중된 것이다. 서민 입장에서 제일 부담되는 것이 전세값, 월세값인데 이게 폭등해 사람들이 여유가 하나도 없다. 그러니 외식도 제대로 못하는 것 아니냐. 생활고가 가중되니까 서민들이 너무 살기 어려워지고 여태까지 짜증과 분노가 쌓였는데 최근 공천 파동이 불을 붙인거다. 이 두 가지 때문에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국민들께 회초리를 세게 맞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총선 결과가 박근혜정부에 대한 심판이라는 지적에 대한 생각은.
▲아무래도 책임은 박근혜정부에 있다. 현재 정책의 책임은 결국 정부에 있는거니까. 국민들이 그렇게 보는 것이다. 그 다음이 공천파동이다. 국민들이 보기에 이 문제는 책임이 친박 주류에 있다고 보는 것이지 않나.
-당청관계 평가 및 향후 방향?
▲지금까지 당청관계는 부족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청와대나 정부가 국회로 일방적으로 원하는 사항을 전달하려고 했다. 일방적으로 해서는 안되고 쌍방향으로 해야되지 않나. 국회는 청와대에 국민의 의견을 전달하는 통로다. 이렇게 돼야 하는데 이 두번째 역할을 잘 못했다. 이 역할을 복원해 균형된 당청관계, 건강한 당청관계가 회복돼야한다. 그래야 무엇보다 국정운영이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다.
-어떻게 변해야 하나?
▲사실 대통령이 바뀌는 것보다 당이 바뀌어야 한다. 당이 먼저 바뀌어서 주도적 역할을 해야한다. 그래서 20대 국회에 기대가 크다. 다수가 집단적으로 바뀌는 것보다 끌고가는 리더가 바뀌어야 변화를 가속화 할 수 있다. 그래서 신임 정진석 원내대표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당의 리더가 빨리 바뀌면 청와대를 끌고 갈 수 있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잘 할 수 있다고 보나?
▲지난 2010년 세종시 수정안 파동 당시를 생각하면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다.그 때 박근혜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관계는 완전히 반대였다. 파토가 난 것이다. 그 때 당 원로들이 '집안의 가장이 대통령인데 어떻게 가장에게 대드느냐'고 비난하니까 당시 박근혜 의원이 '가장이 무능하면 나서야 하지 않느냐'는 취지로 말했다. 거의 회복이 불가능한 관계였다. 그런데 정진석 원내대표가 이 두 사람의 관계를 화합시켰다. 회동을 만들어 만남을 주선하고 해서 3개월 만에 해결됐다.그런 선례가 있기에 기대해 볼 만하다.
-작년 유승민 무소속 의원이 원내대표 시절에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라고 했다. 혹시 이런 과정이 재연되는거 아니냐?
▲그렇게 안되길 바란다.
-유승민 의원 복당은 어떻게 생각하나?
▲당장 복귀해야 한다고 본다. 원래 그 지역에 새누리당 후보를 공천하지 않았다. 그 얘기는 총선 이후 자동으로 복당하는 것을 사실화한 거다. 그런데 지금 와서 재고할 이유가 뭐가 있나.
-한국형 양적완화는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형 양적완화는 목적이 무엇인지 왜하는지 분명히 했으면 좋겠다. 경기부양 인플레이션이 여태까지 효과가 없다는 것은 나타나지 않았나. 지난 8~9년 동안 지속적 투자했지만 경제 활성화가 안되고 가계부채를 양성하고 전·월세값 폭등시키는 부작용이 생긴 것은 확실하다. 통화 정책으로 경제가 살지 않는다는 것은 국민들도 알고 있는 것이다. 의미가 없는 것이다.
두 번째 만약에 이걸 조선·해양·철강 부분에 구조조정의 재원을 마련하는 수단으로 쓰겠다고 얘기하면 다른 재원 마련을 검토해보고 이걸 논의를 해볼 필요가 있다. 논의하는 부분은 이해할 수 있다. 그걸 막겠다는 것은 아니다. 왜 쓸 수 있는 다른 수단을 논의도 안하고 최후의 보루로 이 카드를 만지작거리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쓸 수 있는 다른 카드는 금융안정기금 이런게 있다. 2008년 이후 단 한번도 쓰지 않았던 것이다. 그건 왜 논의하지 않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지금 양적완화를 하기 위해 법안을 고치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카드다. 정부 보증이 없는 채권을 중앙은행이 사겠다고 법을 고치는 것이다. 정부 보증이 없는 채권은 위험한 채권이다. 이거 그냥 돈을 날리는 것이다. 일반은행도 사기 어려운 채권이다. 그런데 이 은행이 무너지면 대한민국의 경제 자체가 무너지고 국가부도로 가는…. 중앙은행은 일반은행보다 훨씬 안정적, 보수적으로 운영해야하는데 일반은행도 살수 없는 정부보증도 없는 채권을 중앙은행이 사겠다고 법을 바꾼다? 이런거 이해가 가지 않는다. 왜 이러는지.
-정치권이 구조조정과 관련해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나?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 구조조정을 할 때 정치권이 '누구에게 줘라 마라' 이런 개입을 하기 시작하면 절대 안된다. 특정인에 일을 주고 말고 손해를 끼치게 하는 개입은 절대 안된다. 근데 국회의 동의를 받고 국회가 선제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좋다. 지금 수출입은행 등에 자본금을 확충해야 구조조정이 탄력받는 부분이 있다. 이런 것은 국회가 도와줘야 한다.대신 자본금을 확충하기 전에 반드시 해야하는 일이 있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이 갖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부채비율이 7300%인데 이게 말이 되나. 일년 사이 부채가 7000%가 늘었다. 7000%가 늘어난 해에 자기들 성과급 잔치를 했다. 이런 것을 국회가 따져야 한다. 혼낼 것은 혼내고 받을 것은 받은 다음 자본금을 확충하고 해야한다. 이 사람들이 그냥 마구 국민의 돈을 빼먹고 앉아 있는데도 다른 경로로 밑빠진 독에 물 붓기를 해주는것은 동의 못한다.
-야권에선 실업자 대책문제 얘기하는데, 야당에서 말하는 실업자 대책문제는 어떻게 보는지
▲실업자 대책은 아예 안할 수 없다. 구조조정을 하면 실업자가 자동으로 생기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이 어떻게 보면 수주가 끝나면 1만3000명 정도 해고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리가 '우린 모르겠다'고 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그 분들 모두의 직장을 보장해줄 수는 없다. 지금 야당이 직장을 구해놓고 구조조정을 하자고 하는 것은 현실을 도외시하는 것이다. 대신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 실업급여를 주고 이런 것은 찬성이다. 무조건 실업자들의 직장을 100% 보장하고 구조조정을 할 수 있다고 얘기하는 것은 야당이 '입으로는 표를 얻기위해 립서비스하고 실질적으로 구조조정 못하게 뒷다리 거는 것'으로 오해받기에 충분하다.
-여성 정치인으로 서울 강남 지역에서 지역구 3선을 거둔 것은 최초다. 정치인 이혜훈의 포부는?
▲내가 정치를 하는 이유가 '세상을 바꾸고 싶어서'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내가 했던 여러가지 중에 정치가 제일 효과가 빠르더라. 부당하고 어려운 일을 당한 사람들에게 목소리가 되고 싶고 자기 힘으로 자기 일을 해결할 수 없는 구제능력이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되고 싶다. 그리고 힘이 있다고 특권을 갖고 횡포를 일삼는 사람을 견제하고 그런 일을 막는 법과 제도를 만드는 게 제 임무다. 이 일에 집중하고 싶다.
◆이혜훈 의원 주요 프로필
△1964년 마산 출생 △경남 마산 제일여자고등학교·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미국 UCLA 대학교 경제학 박사 △제 17대·18대 서울 서초갑 국회의원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 △박근혜 대통령 경선 후보 대변인 △미국 랜드(RAND) 연구소 연구위원 △한나라당 사무부총장 △현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 회장 △현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특임교수4일 오후 서울 서초구 포커스뉴스 사옥에서 이혜훈 새누리당 서울 서초구갑 당선자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5.04 허란 기자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포커스뉴스 사옥에서 이혜훈 새누리당 서울 서초구갑 당선자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5.04 허란 기자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포커스뉴스 사옥에서 이혜훈 새누리당 서울 서초구갑 당선자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5.04 허란 기자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포커스뉴스 사옥에서 이혜훈 새누리당 서울 서초구갑 당선자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5.04 허란 기자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포커스뉴스 사옥에서 이혜훈 새누리당 서울 서초구갑 당선자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5.04 허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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