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대한민국 앞당기는 정치 하고 싶어"
"권위적 정치 청산, 낮은 자세 국회의원 실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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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4·13人] 김영호 "민생·반민주 전선 투사 되겠다" |
(서울=포커스뉴스) "민생을 지키고 반민주 전선에서 새로운 야당 투사가 되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을 한다."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서울 서대문을)은 3일 자신의 포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20대 총선에서 여당 중진인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을 세 번의 승부 끝에 무너뜨린 김 당선인은 이날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포커스뉴스>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동안 어둠에서 칼을 많이 갈았다. 이제는 칼을 뽑을 순간이 된 것 같다"며 중앙정치에서 그간 꿈꿔왔던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김 당선인은 선거운동 당시 서대문을 지역의 투표율이 60%를 넘길 경우 홍제천 폭포아래에서 입수하고 그의 그 앞에서 픽미댄스를 추겠다고 약속했으며, 실제 선거 후 이를 실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 당선인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한 획을 그은 후농(後農) 김상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아들이다.
김 당선인은 우리나라 민주화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했던 자신의 부친과는 다른 길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통일 대한민국'을 앞당기는 정치를 하고 싶고 권위적인 정치를 청산하고 싶다"며 "국민과 시민이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들고 가장 낮은 자세의 국회를 위해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방향에 대해선 "좀 더 강한 야당이 돼야 한다"며 "경제 정당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한 연장선상으로 더민주의 집권을 위한 과제로 '더민주의 민생에 대한 국민들의 믿음'을 꼽으며 "각 지역에서의 여론을 국회에서 입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정치뿐만 아니라 지역 현안을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하겠다는 뜻을 수차례 피력했다. 그는 "지역의 가장 큰 현안은 교육과 교통"이라며 자신이 내건 공약을 위해 20대 총선에서 발로 뛰겠다고 했다.
특히, 수차례 낙선했던 지난 총선을 회고하며 "지역구 골목을 누비며 야인생활을 할 때 가졌던 초심을 지금도 잊지 않았다"면서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회초리를 들고 혼내달라"며 정치에 입문한 이후 어려웠던 시절의 마음가짐을 간직한 채 20대 국회에서의 광폭 행보를 펼치겠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정두언 새누리당 후보를 세 번의 승부 끝에 이기고 당선됐다.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 제가 12년 동안 서대문에서 뛰었는데 이번에도 굉장히 어려운 선거였지만, 국민들이 야권분열 속에서도 우리 더불어민주당을 1당으로 만들어주시고 여소야대(與小野大)로 만들어주시는 선택을 보고 국민이 스승이라는 생각을 했다. 정두언 의원과는 선의의 경쟁자로서 앞으로 지역에서 개혁을 위한 경쟁을 해나갈 생각이다.
- 20대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에서 더민주가 패배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실제 지역 여론은 어떠했나?
▲ 언론에선 제가 3∼5%의 오차범위에서 뒤지는 것으로 계속 나왔고 일부 조사에선 적극투표 층에서 제가 조금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 국민의당으로 인한 야권 분열에 대해 많은 걱정을 했는데 막상 지역을 다녀보니 유권자들의 반응은 굉장히 뜨겁더라.
다만 그것은 후보가 느끼는 것이고 과학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는 것으로 나타났기에 결국 제가 믿었던 것은 유권자다. 제가 캠프 회의에서 '지금 굉장히 강한 바람이 부는 것 같은데 서대문구가 태풍의 눈이다. 태풍의 눈은 항상 고요하기 때문이다'는 얘기를 했다.
그래서 투표율을 올리기 위한 전략을 짰다. 제가 투표율 60%를 넘기면 홍제천에 입수하겠다는 전략을 짰는데 사실 60%는 안 넘을 줄 알았다. (웃음) 그런데 정말 많은 분들이 투표해주시고 김영호를 지켜주셨다.
- 홍제천에 입수할 때 춥지는 않았나?
▲ 너무 추웠다. 5시에 입수하기로 했는데 4시 40분부터 먹구름이 끼고 돌풍이 불기 시작하더라. 홍제천에 들어가는데 심장에 이상이 오더라. 그래서 입수하고 바로 나왔다. 그런데 방송 기자분들이 머리까지 다시 입수를 하라고 해서 다시 또 들어갔는데 물속에 몸을 담그고 있으려니 '심장마비로 보궐선거가 생길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돼 바로 나왔다. (웃음)
많은 분들에게 홍제천 입수 등으로 웃음도 선사했는데, '정치도 우리 국민에게 웃음을 줄 수 있겠구나' '앞으로 너무 경직된 정치가 아니라 유연하고 가끔가다 정치인들도 망가지는 모습으로 국민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 지난 19대 선거에서 적은 표차로 낙선했다. 평소 지역구 관리를 어떻게 하나?
▲ 진짜 열심히 했다. 우선, 저는 중앙당을 거의 가지 않는다. 정치 신인들은 공천에 대한 우려로 주로 중앙당에 가서 특정 계파에 줄 서는 경우가 많다. 신인들이 중앙당에 줄을 서서 부대변인 맡고 주요 당직 맡고 그러다가 선거기간이 되면 전략공천이나 지역으로 또는 연고도 없는 지역에 가는 신인이 많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안타깝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저는 이에 대한 연장선상으로 중앙당이 지역위원회 중심으로 개편해야 된다고 본다. 지역위원회를 강화하고 모든 정치 신인들이 지역에서 땀과 봉사를 통해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총선 승리고, 정권교체를 해낼 수 있는 아주 단순한 진리라고 본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고, 앞으로도 지역 중심의 정치를 할 생각이다.
게다가 실제로 국회의원은 지역 대변인이다. 지역을 대변하기 위해선 지역 주민들과 소통해야 한다고 본다. 주민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잘 가슴에 담고 국회에 들어가서 입법을 잘 하는 국회의원이 좋은 정치인, 선진 정치인이 아닌가 싶다.
- 이번 경선이 만만치 않았다. 경선 때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인가?
▲ 이번 더민주 경선은 우리 서대문구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안심번호 여론조사였다. 즉, 15만명 유권자 가운데 5만명을 무작위로 뽑아서 이들에게 더민주 후보로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 물어본 것인데 지역 중심의 '골목 정치'가 경선 승리의 요인이 된 것 같다.
제가 재래시장 장보기 운동을 3년간 했고 대한민국 최초로 지구당을 폐쇄하고 시민카페 '길'을 만드는 등 20대부터 70대까지 모여 커피를 마시면서 정치를 토론할 수 있는 정치 커뮤니티를 만들었는데 계속 새로운 정치를 선보인 것이 유권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
이강래 의원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굉장히 치열하지만 선의의 경쟁을 통해 깨끗하고 아름다운 경선을 했다. 이번 선거 운동하면서 살도 한 15kg 빠졌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본선 경쟁력을 키웠다. 경선 승리를 통해서 본선도 이길 수 있었다. 그래서 앞으로도 우리 더민주가 특별한 지역이 아니면 전략공천을 하지 말고 경선 중심으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지역 주민들, 국민들이 직접 선출하는 방식으로 했으면 좋겠다.
- 경선이 치열하면 후보자가 상처받고 이는 본선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많다.
▲ 분명히 후보가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경선은 결국 검증 과정이고 민주적인 과정이다. 우리 더민주 후보들 대부분은 굉장히 상식적이기 때문에 인신공격, 허위사실 유포보다는 정해진 룰 안에서 자기 홍보를 통해서 경쟁하기 때문에 (큰 무리가 없다). 이번에도 조금은 과열된 분위기도 있었지만 어느 지역보다도 아름다운 경선이었고 경선이 끝나고 모든 후보들이 승복을 했다.
또 김영호 후보가 당선됐으면 좋겠다는 문자도 보내주셨고, 실제로 제가 당선되고 나서도 축하해주시고 저도 전화를 하는 등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준 것 같다. 그래서 이번 경선이 저에게는 중요했고 경선에 참여해준 분들에게도 감사하다.
- 부친 얘기를 꺼내면 불편해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꺼내지 않을 수가 없다. 부친께선 평소에 어떤 정치적인 조언을 해주시나?
▲ 아버지는 정치적 조언을 단 한 마디도 안 한다. 이번에 제가 12년 만에 당선됐는데 밤 11시쯤 TV에서 '당선이 확실시된다'는 보도를 접하고 나서 당원들이 아버지를 모시고 나와 축하의 덕담을 한 마디 하라고 요청했는데 아버지가 그 자리에서 이렇게 말씀하시더라. '나는 오늘 아들의 당선이 기쁜 게 아니고 우리 부인에게 이혼을 당하지 않아서 기분이 좋다'라고.
왜 그런 얘기가 나왔냐면, 아버지가 너무 소극적으로 저를 도우시니까 어머니께서 아버지에게 '이번에 내 아들 떨어지면 당신이랑 이혼할 것이다'고 압력을 넣었다고 한다. (웃음) 아버지께서는 제가 당선이 되고 나서 지금까지 한 번도 축하한다는 얘기를 안 했다. 그런데 얼마 전에 뵈니 혈색이 너무 좋아지셨다. 다른 지인들에게 '너무 행복하고 기쁘시다'는 말씀을 하셨다고도 한다.
아버지도 정치에 큰 족적을 남기셨지만, '청출어람(靑出於藍·제자가 스승보다 더 나음을 뜻함)'이라고 있지 않나. 아버지는 유신 당시 야당의 투사였지만 저는 당시의 아버지를 뛰어넘는 민생을 지키고 반민주 전선에서 새로운 야당 투사가 되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을 한다.
- 이를 위해선 중앙에서도 목소리 활발히 내야하지 않나?
▲ 그렇다. 제가 제도권 밖 원외위원장으로서는 중앙정치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다. 지금까지는 지역에서 골목 정치, 지역위원회 강화를 위해 뛰었지만 20대 국회의원이 됐고 제도권에 들어왔기에 다른 모습을 보일 생각이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자성어가 도광양회(韜光養晦·자신의 재능이나 명성을 드러내지 않고 참고 기다린다는 뜻)다. 그동안 어둠에서 칼을 많이 갈았다. 이젠 칼을 뽑을 순간이 된 것 같다.
중앙 정치권에선 대기업의 문어발 경영 등에 맞서 경제민주화에 앞장 설 생각이다. 또 최근 테러방지법이나 반민주적인 모습도 여소야대 된 국면이니까 야권 의원들과 많이 논의하고 협력하고 새누리당 의원들을 잘 설득해서 대한민국이 좀 더 투명하고 민주화된 사회를 만들고, 국민이 주인 된 세상을 꼭 만들어보도록 하겠다.
- 국회의원에 계속 도전한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 '통일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제 정치적 꿈이다. 저는 북경대 학국인 1호 유학생이다. 제가 중국에서 오랜 기간 유학을 했는데 당시에만 해도 중국에 북한 학생이 많았다. 4년 동안 북한 학생들과 많은 교류를 하면서 '통일은 꼭 돼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민족의 분단이 당시 유학을 하던 젊은 김영호에게는 큰 상처와 아픔이 됐다. 그때부터 통일의 꿈을 키워나갔고 북한을 바라볼 수 있는 유일한 창인 중국을 통해 북한을 더 정확히 진단했다.
제가 지금 꿈꾸고 있는 것은 북한의 개혁개방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서울에서 북한, 중국을 통해 유럽으로 가는 철도를 건설해보자는 꿈을 갖고 있는데 다행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때 한·중지도자 청년 포럼 추진을 약속했고 지난해 7월부터 가동했는데 제가 대표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가 중국의 일대일로에 꼭 참여해서 중국의 실크로드 철도개획에 참여했으면 좋겠다.
물론, 북한이 문제다. 북한은 결국 철도를 개방하지는 않을 것인데 그렇다면 우리가 북한에 관광객이나 물류를 하차시키지 않더라도 일단 통과만 시키는 쪽으로 진행을 해 나가보는 것은 어떨까. 게다가 철도는 이미 있다. 김정은이 바로 결정만 하면 철도를 이용해 한반도에서 단둥까지 바로 갈 수 있다. 한국과 중국이 협력해서 김정은 체제를 계속 설득해나가서 첫째로 북한의 철도를 개방시키는 게 통일의 1단계라고 본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통일대한민국을 앞당기는 정치를 하고 싶다.
두 번째로는 권위적인 정치를 청산하고 싶은 꿈도 갖고 있다. 너무 정치가 권위적이다. 국회의원들의 특권의식을 무너뜨려 국민과 시민이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들고 가장 낮은 자세의 국회도 꼭 한 번 실천해볼 생각이다.
- 당 얘기로 들어가보자. 더민주 '당선자·당무위원 연석회의'에서 전당대회를 8월 말 또는 9월 초에 실시키로 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 연석회의에서 제가 느꼈던 것은 이제 이견이 없다는 것이다. 김종인 대표의 의지도 원 구성이 끝나고 물러나겠단 것이고 전당대회도 계획대로 추진하면 되니 특별한 이견 없이 연석회의에서 이야기들을 하셨다. 또 만장일치로 통과됐으니까 더 이상 국민에게 전당대회를 놓고, 당권을 놓고 투쟁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전당대회 일정이 잡히고 당 지도부를 선출할 때에는 치열하게 (해야 한다). 당 지도부가 어떻게 선택되느냐에 따라 당의 진로가 결정되기에 치열한 경쟁이 필요하다고 본다.
- 20대 총선 직후 김종인 대표에 대해 여러 얘기가 나온다.
▲ 김종인 대표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우선 김 대표가 당원의 선출로 인해 비대위원장을 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판단으로 당시 지도부에서 결정했던 사안이고 김 대표가 그 역할을 잘 수행했다고 본다. 물론 몇 가지 문제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비판을 받은 사실은 있다. 당내에선 총선이 끝났으니 김종인 대표가 명예롭게 비대위원장을 물러나게 해야 한다는 생각들도 있었는데 다행히 김 대표도 20대 국회 원 구성 이후에 비대위원장 물러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셨다.
- 연석회의에서 절충안의 성격인 8월 말 또는 9월 초 전당대회 개최 일정을 정했지만 결국 선거가 끝나자 김 대표에 대한 쓰임이 끝나서 버리는 것 아닌가?
▲ 전 그렇게 안 본다. 아까 김 대표가 '나의 거취에 대해서 그 누구도 얘기 안했는데 주로 언론에서 그런 얘기를 많이 노출 시켰다'고 하더라. 김 대표가 무슨 담판을 통해서나 외압을 통해 거취 표명을 한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가 본인의 임무는 원 구성을 마치는 것으로 (끝났다고) 본다. '원 구성 이후에는 더 이상 당 대표를 맡은 생각도 없다' 이런 취지의 말씀을 하셨다. 그것은 김 대표가 아주 생각을 잘 하신 것 같다. 당무위원들과 당선인들도 거기에 대해 별다른 이견이 없었던 것 같다.
-수도권에선 더민주가 승리했지만, 호남에서 참패했다. 이를 두고 '김 대표 책임이다' 또는 '문재인 전 대표의 책임'이라는 엇갈린 얘기가 많은데 누구의 책임이 좀 더 크나?
▲ 호남 분들이 저희를 지지해주셔서 민주당의 역사가 지금까지 이뤄졌다. 지금 호남은 저희에게 험지가 됐는데 이는 분명히 저희가 잘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김 대표나 문 전 대표의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
첫째, 19대 국회에서 저희가 강한 야당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민생을 못 지켰다. 그리고 계파의 갈등을 너무 많이 표출시켰다. 특히, 호남에는 '광주 정신'이 있지 않나?
저는 강한 야당을 못 만들어줬기 때문에 호남에서 그런 선택을 했다고 본다. 더민주가 20대 국회에서 다시 한 번 강한야당, 민생을 지키는 야당, 평화 한반도를 만들 수 있는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여주면 호남 분들을 다시 한 번 더민주를 지지해줄 것이라고 본다.
혹자는 대표가 문 전 대표가 부산 분이기 때문에 호남에 대해 차별을 했다고도 한다. 하지만 저는 절대 그렇게 보지 않는다. 문 전 대표의 편에 서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를 지낸 분이고 살아온 과정도 굉장히 반듯하신 분인데 그런 사고를 가질 수도 없다. 물론, 문 전 대표도 앞으로 호남에 대해 각별히 더 신경을 써야겠지만, 이는 대표 혼자의 문제가 아니라 저희 당 모든 국회의원과 당원이 함께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또한 호남이 야권의 텃밭이라고 하지만 호남의 현역 국회의원들도 변화해야 한다. 대구 같은 경우도 새누리당의 텃밭인데 김부겸 의원이 당선됐지 않았나. 양당이 모두 해당 지역에서 너무 권위적인 정치를 하지 않았나. 제가 전남 순천에서 택시기사님들과 얘기를 했는데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의 순천 지역 당선 배경 중 하나가 지금까지 더민주 국회의원들과 위원장들이 너무 권위적이었다고 하더라. 또 어깨에 힘주고 다녔다는 농담식의 얘기도 하시더라. 이에 비해 이정현 의원은 자전거타고 다니고 90도로 자신을 낮춘 모습으로 유권자를 만났다. 아무리 텃밭이고 지지층이 강해도 결국 국민은 우리의 주인이다. 호남의 국회의원들, 지역위원장들이 더 낮은 자세로 임하면 호남 민심은 더민주를 분명히 선택할 것이라고 본다.
- 이정현 의원이 몸을 낮춘 선거 운동을 했다고 하는데 농어촌과 동시의 선거 운동 방식이 많이 다른가?
▲ 이슈도 다르고 환경과 정서도 다르다. 하지만 조건이 다르다고 해도 초심을 잃지 않고 낮은 자세로 임한다면 유권자들에게는 다 통한다. 모든 정치인들은 가장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는 정치를 해야 한다.
- 20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 중 김 대표와 문 전 대표 모두 지원을 왔었다. 누가 방문했을 때 지지율이 더 올랐나?
▲ 사실, 이번에 한 번도 지원 방문을 요청하지 않았는데 공식 선거운동 첫 날과 마지막 날 김 대표가 오셨고 중간 쯤에 문 전 대표가 오셨다. 분명, 과학적인 데이터는 잘 모르겠지만 저에 대한 지지율과 더민주에 대한 지지율이 올라갔을 것이다. 게다가 문 전 대표는 저희 지역 유권자였기에 반가웠다.
-문 전 대표가 선거운동 기간 중 광주를 찾아 '호남에서 지지를 거두면 정계은퇴를 하겠다'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 너무 극단적으로 (해당 발언에 대해)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문 전 대표도 4·13 총선 승리를 위해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정말 진정성 어린 발언이라고 본다. 저희가 호남에서 패배했지만 그 발언에 대한 책임을 너무 세게 묻는 것은 좀 무리라고 본다. 당시 모든 언론이 더민주의 패배를 얘기했는데 문 전 대표가 절박한 마음에서 정치 생명을 걸고 간곡히 부탁했던 그 진정성을 이해해야 한다.
단지, 발언 그대로 '참패했으니 책임을 물어라'고 하는 것은 과하지 않나 싶다. 물론, 모든 판단은 문 전 대표가 하겠지만 호남에서 당의 승리를 위해 절박함을 표현한 것이다.
- 20대 총선은 일여다야 구도로 치러졌는데 승리했다. 야권이 내년 대선에서 단일화를 이뤄내지 않아도 승리할 수 있지 않을까?
▲ 이번 총선에선 야권분열을 통해서도 승리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대선은 그렇지 않다고 본다. 1대 1구도를 만들어줘야지 3자구도 4자 구도가 되면 굉장히 어려운 선거로 갈 것이라고 본다. 지난 1987년, 13대 대선에서 DJ와 YS, 노태우가 붙었고 저희가 패배하지 않았나. 대선만큼은 범야권이 하나가 돼야지만 정권교체를 이뤄낼 수 있다고 본다.
- 국민의당이 출범할 때 당을 옮길 생각은 해보지 않았나?
▲ 사실, 몇 몇 분들로부터 제안을 받았지만 당을 옮길 생각은 0.1%도 없었다. 저는 2003년 새천년민주당에서 정치활동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당적을 한 번도 바꾸지 않았다. 만약 노선이 달라지고 더민주가 갑자기 야합을 한다면 당을 박차고 나올 수도 있지만 양지만을 찾아가는 정치는 선호하지 않는다.
- 아직 계파가 없다.
▲ 지금까지 계파를 안 가져서 외롭게 정치를 해왔다. 계파 정치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두 가지 조건이 있어야 한다. 지도자의 정치적 꿈 등 노선이 저와 맞아야 함께 새로운 정치를 할 수 있고 지도자의 인격과 성품이 저에게 감동을 줘야 한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계보를 보면 주로 대세론이다. 지도자의 성품과 노선을 보지 않고 '이 사람이 당 대표, 대선 후보 되겠구나'라고 판단해서 몸 담는 계파정치는 청산돼야 한다. 이는 각 국회의원들의 양심의 문제다.
- 더불어민주당이 어떤 부분에서 좀 변화가 있기를 바라나?
▲ 개인적으로는 좀 더 강한 야당이 됐으면 좋겠다. 무슨 거리의 투사로 나서자는 것이 아니다. 또 정치보다는 경제 정당이 됐으면 좋겠다. 민생경제에 신경을 쓰고 법인세나 상속세 등 이명박정부에서 추진했던 인하 정책을 원상태로 되돌려 세수를 확보해 이를 통해서 어르신들이나 청년실업에 대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또 정부나 국회에서는 독점체제를 강화하고 반노동자 윤리를 갖고 있는 기업은 제재하는 등의 경제민주화를 위한 정당이 돼야 한다.
- 더민주가 집권하기 위해선 어떤 조건이 필요한가?
▲ 민생, 경제문제에 투쟁을 통한 강한 야당을 만들어야 한다. 골목상권을 무너뜨리고, 청년 실업 문제, 비정규직 문제, 노동 문제 등에 대해 국민의 동의를 전제로 삼아 강력한 야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민생경제를 잘 챙기고 대한민국이 앞으로 경제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여주면 집권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너무 당리당략으로 당 내부의 권력 투쟁 등의 문제로 국민들로부터 더민주가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결국, 우리가 싸워 나아가야 하는 것은 '밥 먹고 사는 문제'다.
경제에서 만큼은 강한 야당 만들고 전국의 지역위원회의 위원장들이 각 지역에서 골목골목 다니며 주민의 목소리를 가슴에 담고 그 여론을 국회에서 입법화해야 한다.
또한 전 지역에선 가장 낮은 자세의 국회의원이 되고 국회에선 권력과 반민주화, 민생을 위협하는 기업 등에 대해서만큼은 강한 국회의원이 돼야 한다.
- 총선에서 어떤 공약을 내걸었나?
▲ 지역의 가장 큰 현안이 교육과 교통이다. 이번에 제가 너무 엄청난 일을 저질렀다. 서대문1구는 7개동으로 돼 있는데 지하철 역세권이 단 한 군데도 없다. 이 때문에 지역의 가치가 너무 떨어져 있다. 지난 19대 총선 때 지하철 공약을 내세우려고 했는데 과연 국회의원 공약에 걸맞을지를 두고 고민해 결국 공약으로 내세우지 않았다.
이번에 지하철 공약을 내세웠는데 아무리 어려워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막대한 사업이라도 이 이야기에 대해 침묵한다면 서대문1구는 발전할 수 있는 동력이 없다. 이번에 과감하게 지하철 공약을 내세웠는데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예산이 많이 들기에 짧은 노선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하더라.
신설될 지하철 8km 노선 가운데 디지털미디어시티역부터 가재울역, 명지대역, 서대문구청앞 교차로역, 홍제역, 간호대입구역, 세검정역 등 총 7개 역이다, 이 가운데 4곳이 환승이 가능한 역으로 노선을 건설해야 한다.
이에 20대 국회에서 국토교통위에서 일을 하고 싶은데 가장 치열하다고 하더라. 그렇지만 20대 국회 전반기나 후반기 때 꼭 국토교통위원회에 들어가서 지하철역을 신설, 서대문의 가치를 올려주고 싶다.
또 두 번째로 지역의 교육환경이 좋지 않다. 제가 올해 나이가 50살인데 47살에 첫 아이를 낳았다. 저도 아빠로 아이를 키우면서 정말 서대문구가 불편한 것이 많더라. 일단, 서대문구 초등학교를 다 혁신학교로 지정하고 현대화시켜서 '강남8학군'처럼은 못 만들더라도 아이들을 키울 때 '서대문구가 정말 아이 키우기 좋은 곳이다'는 얘기를 듣도록 하겠다.
또 우리 엄마 아빠들과 함께 정보를 공유하면서 서대문의 아이와 여성, 장애인, 어르신들의 복지문제 뿐 아니라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면서 많은 변화를 주겠다고 생각해서 국토교통위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들어가고 싶은데 이 역시 치열하다고 하더라.
새 원내대표와 지도부에 우리 지역의 특성을 얘기해서 상임위를 배당받을 생각이다. 만약 배정을 못 받더라도 별도로 계속 노력할 생각이다.
-지역 주민에게 마지막 한 말씀 해달라.
▲ 지난 선거 어려움도 많았지만, 경선과 본선에서 저 김영호의 손을 잡아주셔서 12년 만에 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정말 감사하다. 제가 지역구 골목골목을 누비며 야인 생활을 할 때 가졌던 초심을 지금도 잊지 않았다. 앞으로도 더 낮은 자세로 유권자 여러분, 주민 여러분, 또 국민 여러분을 스승으로 생각하고 또 주인으로 생각하며 20대 국회에 들어와서 여러분이 주신 말씀을 가슴에 담겠다.
정의로운 입법을 통해서 반듯한 대한민국 만들도록 하겠다. 앞으로도 계속 응원 부탁드린다. 그리고 제가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혼내주시고 회초리를 들어주시는 등 저에 대한 애정이 끝까지 변치 않으셨으면 좋겠다. 감사하다.3일 오후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서대문을 당선인이 서울 서초구 포커스뉴스 사옥을 찾아 인터뷰를 마친 뒤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16.05.03 이승배 기자 3일 오후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서대문을 당선인이 서울 서초구 포커스뉴스 사옥을 찾아 인터뷰하고 있다. 2016.05.03 이승배 기자 3일 오후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서대문을 당선인이 서울 서초구 포커스뉴스 사옥을 찾아 인터뷰하고 있다. 2016.05.03 이승배 기자 3일 오후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서대문을 당선인이 서울 서초구 포커스뉴스 사옥을 찾아 인터뷰를 마친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2016.05.03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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