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 등급 삼성물산도 발행 시기 놓고 고심
회사채 신속인수제 부활도 반대 많아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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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_유니티호.jpg |
(서울=포커스뉴스) 구조조정 대상으로 꼽힌 조선과 해운, 건설업종의 자금경색이 해당 업종의 일부 흑자 기업 또는 신용등급이 우수한 기업에도 확산될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말 종료된 회사채 신속인수제 부활 등이 언급되고 있으나 반대도 많아 당분간 해당 업종 기업들은 운전자금 조달이나 회사채 차환 등에 애를 먹을 전망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벌크선사인 폴라리스쉬핑은 최근 1년 만기 회사채 3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200억원만 유효수요로 잡을 수 있었다. 100억원이 미매각돼 발행 주관사가 이를 떠안아야 했다.
폴라리스쉬핑의 경우 지난해 말 부채비율이 474.2%, 차입금의존도가 77.6%를 나타내는 등 재무안정성이 떨어지지만 지난해 영업이익 1169억원, 당기순이익 543억원 등 흑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무난하게 발행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해운업종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지난해 등급 상향(BBB→BBB+)을 이뤄냈던 회사다.
더군다나 단기물로 5% 내외의 매력적인 금리대와 현재 회사채 시장에서 'BBB+' 등급의 희귀성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인기를 끌 것으로도 전망됐다.
그러나 해운업종에 대한 구조조정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이처럼 투자자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사 발행물을 기피했듯이 해운사에도 무차별적으로 대하고 있다. 채권단 관리 하에 들어간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외에도 중소형 선사까지 피해를 입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가뭄에 콩 나듯 공모 회사채 시장을 두드렸던 건설사들은 수개월째 자취를 감췄다.
지난달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려고 했던 삼성물산은 돌연 계획을 연기한 바 있다. 새로 적용된 수주산업 회계기준으로 증권신고서 준비가 미흡했다는 얘기도 있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4350억원의 영업손실에 517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은 처지에 만약 발행에 실패한다면 신인도에 더 큰 타격을 우려했을 것이란 추측도 나왔다.
비록 1분기 실적에 실망한 신용평가사들이 등급 하향을 경고했으나 삼성물산의 현재 신용등급은 'AA+'로 건설사 중에서는 최고 수준이다.
비교적 우량 등급의 GS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등도 만기 회사채를 차환하는 대신 상환하는 길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사들도 회사채 시장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올해는 어떻게 버틴다고 해도 내년 2조원 이상의 회사채 만기를 맞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도 상황이 좋아지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현대오일뱅크 IPO라는 희망이 있는 현대중공업의 경우 상황이 낫다.
해당 업종의 기업들은 구조조정 바람이 정상적인 자금조달 길까지 막고 있다며 당국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산업의 더 큰 부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정상적인 대출이나 투자까지 기피하지 말라고 독려하고 있으나 자금경색이 쉽게 풀릴지는 의문이다.
대안 중 하나로 거론되는 회사채 신속인수제 부활도 현실화되기 어렵다. 이 제도가 구조조정 시기를 늦추게 했고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특수은행이 조선, 해운, 건설업종에 대한 많은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갖게 됐다는 평가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 구조조정 때문에 금융회사의 안정성을 우려하는 투자자에게 '우리는 건설사, 해운사 여신이나 채권이 없다'고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신용등급이 우수하거나 흑자 기조를 이어오는 기업 입장에서는 답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국이 금융회사 스스로 선별해 접근할 수 있도록 정책적 메리트를 주는 식으로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며 "부실이나 구조조정이 너무 강조되고 있어 담당자들이 극도로 예민한 상태"라고 전했다.중국~한국~러시아 신규 컨테이너 노선에 투입되는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현대 유니티’호 <사진제공=현대상선> 2016.05.02 주형연 기자2016.05.09 주형연 기자 <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송상현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기업 구조조정 방안을 비판하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올바른 기업구조조정 5대 원칙과 방안'을 제시했다. 장지훈 기자 jangpro@focus.co.kr 2016.05.10 장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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