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김영란법은 FTA보다 더 큰 충격"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5-12 15: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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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에서 농·축산물 제외해달라" 요구

12일 긴급경영 위원회 개최 이후 성명서 발표

(서울=포커스뉴스) 농협중앙회는 12일 긴급 경영위원회를 개최하고 이른바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청탁금지법) 시행령입법예고안과 관련해 농업에 미치는 영향이 과도할 것이라며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농협중앙회는 성명서를 통해 부정청탁금지법 시행은 세계무역기구(WTO) 협상 타결 및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보다 더 큰 충격으로 농·축산업에 다가올 것이라면서, 법 금품 대상에서 농·축산물을 제외해 줄 것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잇따른 FTA 체결로 수입 농축산물이 급격하게 증가하여 우리 농업인의 피해는 날로 증가하고 있으며, 1995년 WTO 출범당시 도시근로자 가구 소득대비 농가소득은 95.7%였으나, 2014년에는 60.3%로 감소하여 농업인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습니다.
또한 농자재 가격 상승, 농촌 인력 부족 등으로 우리 농축산업을 둘러싼 환경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우리 농축산업과 농업인들의 미래는 갈수록 암울하기만 합니다.

그 동안WTO협상, FTA 체결로 농축산물의 수입이 확대되어 어려움이 많았으나, 우리 농업인들은 고품질 농축산물 생산 등 농축산업 경쟁력 제고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부정청탁금지법'과 지난 9일 발표한 시행령(안)은 우리 농업인들을 다시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부정청탁금지법' 제정으로 우리나라의 청렴수준이 높아져 국가 경쟁력이 향상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우리 농업인이 생산한 농축산물마저 부정청탁 금품대상에 포함된다면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농업인에게 더 큰 고통을 가중시키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 주요 농축산물의 40% 가량이 명절기간에 집중적으로 판매되고, 과일의 경우 전체의 50% 이상, 인삼은 70% 이상, 한우는 98% 이상이, 5만원 이상의 선물세트로 판매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 법 시행 시 우리 고유의 명절에 정을 나누는 미풍양속은 사라져 버리고, 저렴한 수입산 농축산물 선물세트가 이를 대체할 것은 분명할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공직자 행동강령 운영지침의 개정으로 공무원이 3만원 이상의 화분 등을 수수하지 못하게 한 것만으로도 1조원인 전체 화훼농가 매출이 7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하였고,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부정청탁금지법’이 시행됨에 따라 사과·배는 최대 1500억원, 한우산업의 경우에도 최대 4100억원까지 매출액이 감소하여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였습니다.

또한, 농업부문의 부가가치가 27조원으로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큼에도 불구하고, 이 법의 시행으로 위축된다면 국민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다행히 지난달 26일 언론사 편집국장 초청 간담회에서 대통령님께서는 어려움에 처해 있는 우리 경제의 내수 진작을 위하여 '부정청탁금지법' 개정에 대해 언급을 하셔서 우리 농업인들은 많은 기대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국민권익위원회의 시행령(안)은 농업인의 기대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발표됨으로써 농업인들의 울분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우리 농협은 '부정청탁금지법'이 시행되면 WTO 협상과 FTA 체결보다 더 큰 충격으로 농업인의 생존권 위협은 물론 그 동안 어렵게 쌓아온 농축산업 기반이 붕괴될 수밖에 없음에 큰 우려를 하며, 이에 '부정청탁금지법' 금품대상에서 농축산물을 제외해 주실 것을 정부와 국회에 간절하게 촉구합니다.

2016년 5월12일농협중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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