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성과주의 채찍에 금융노사 갈등 ‘점입가경’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5-12 18: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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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임금동결안 카드에 한국-민주노총 공동 투쟁

우상호 박지원 등 야권 원내대표들 가세
△ 구호 외치는 노조원들

(서울=포커스뉴스) 정부가 성과주의 고삐를 바짝 죄자 금융노사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야권도 성과주의 반대 움직임에 가세하면서 파열음은 커져만 간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현재 한국전력 등 53개 기관이 노사합의 또는 이사회 의결을 마무리한 상태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공기업 중 예금보험공사 노사가 처음으로 합의했으나 나머지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금융노사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에 정부는 성과연봉제 확산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지난 9일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성과연봉제 우수기관 인센티브 및 미이행기관 불이익 부여방안’을 의결 확정했다. 4월 말부터 올해 말까지 각 기관마다 기한을 정해 성과연봉제 도입에 미온적인 기관에게는 임금 동결 패널티를 일찌감치 도입한 곳에는 금전적 포상을 내린다고 통보했다.

10일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 "공공기관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공정한 보상시스템의 중요성을 잘 설명해 120개 공공기관 모두가 성과연봉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적극 독려해달라"고 주문했다.

같은날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제3차 금융위원장-금융공공기관장 간담회'에서 "성과주의 도입이 빠른 금융공공기관에 확실한 인센티브를 제공함과 동시에 도입 지연 기관에 대해서는 불이익을 적극 강구할 것"이라며 되풀이했다.


그동안 금융노조는 성과주의 강행을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금융노조는 지난 9일 주택도시보증공사 조합원을 상대로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한 찬반투료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 반대가 90.2%를 차지했다. 앞서 지난 4일에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조합원의 80.4%, 주택금융공사의85.1%가 반대 의사를 밝혔다.

금융노조 측은 예보의 성과주의 타결에 대해서도 “조합원과 간부의 반대에도 노사위원장 독단으로 합의했다”며 “사측의 회유와 압박, 모종의 밀약이 뒤에 있는 것으로 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부가 압박 수위를 높이자 노사는 큰 진통을 겪고 있다. 10일 홍영만 캠코 사장은 이사회를 소집해 취업규칙 변경을 의결하자 금융노조는 “근로기준법에 어긋난다”며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천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지난 4일 성과주의 도입 난항에 책임지고 물러나겠다고 입장을 포명했다. 노조 반발에 대한 배수진이라는 의견과 금융위 압박모드에 사의를 표명했다는 여러 해석을 낳았다.

금융노조가 포함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공공부문 노조는 이에 반발해 지난 11일부터 국회 앞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다음달 5만명 이상의 공공부문 노동자가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고 9월에는 총파업까지 불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올 1월 한국노총의 9·15 노사정 대타협 파기로 갈라선 이래 첫 맞손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정부가 20대 국회 개원 시기에 맞춰 늦어도 6월 말까지는 공공기관에 성과주의 도입을 할 수 있도록 밀어붙이는 바람에 엉망이 되고 있다”며 “중노위에 신청한 상태인데 중재마저도 결렬이 되면 쟁의행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야권 개입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1일 국회 더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금융노조와 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성과연봉제 계획에 “불법행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약속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그보다 앞선 4일 금융노조를 직접 방문해 “정부가 초법·불법적 행위를 동원해 이런 식으로 강요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파괴며 인권을 포기한 것”이라며 당 차원의 문제제기를 약속했다.(서울=포커스뉴스)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양대노총 공공부문 공대위 주최로 열린 '성과연봉제ㆍ강제퇴출제 저지 천막농성' 돌입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6.05.11 양지웅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김문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전국금융산업노조 간담회'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2016.05.11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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