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분기 실적… ELS손실, 거래대금 감소에 '흐림'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5-16 17:2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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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차별화한 중소형 증권사는 '선방'
△ 먹구름 낀 여의도 증권가

(서울=포커스뉴스) 주요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꼈다.주가연계증권(ELS) 자체헤지 관련 손실과 거래대금 감소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집계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대우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은 6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5% 감소했다. 현대증권은 1분기 매출액 13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59억원으로 46.4% 줄어들었다. NH투자증권(-30.5%), 미래에셋증권(-33.1%), 메리츠종금증권(-23.4%), 대신증권(-35.0%) 등 대부분 주요 증권사가 전년 동기보다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한화투자증권은 적자 전환했다. 13일 한화투자증권은 1분기 순이익이 698억원 손실, 영업이익은 912억원 손실이었다고 공시했다.

증권사 실적 부진의 원인은 ELS다. 우선 ELS상품 기초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홍콩H지수가 올 초 급락하면서 운용손실을 입었다. 지난 2월 최저점(7498.81)을 찍은 후 다시 반등세를 보였지만 최근 8300선까지 떨어져 손실 가능성이 커졌다.

자체헤지 비중을 늘린 것도 원인이다. ELS를 발행한 증권사는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헤지거래를 하는데, 외국계 투자은행(IB)에 비슷한 구조의 파생상품을 매입하는 '백투백 헤지'(back-to-back hedge)와 투자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돈을 직접 운용하는 '자체헤지'가 있다.

대형증권사들은 비용 절감과 수익증대를 위해 자체헤지를 하는데 기초자산이 일정 수준 이상 급락할 경우 손실이 급격히 늘어난다. 자체헤지 비중이 높은 만큼 손실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달 ELS 자체헤지 손실과 관련해 집중 검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ELS에 우호적인 시장 환경에 힘입어 자체 헤지 ELS 발행잔고를 1조9000억원대까지 늘렸지만 해외 시장 급변에 따른 대응에 실패하며 손실이 불어났다고 설명했다.

주식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수수료 수입 저하도 실적 부진의 원인이 됐다. 유가증권시장의 지난 4월 거래대금은 5조3348억원대로 지난해 4월 6조1712억원에 비해 1조 가까이 감소했다. 박스권 장세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주식 시장에서 자금이 유출됐기 때문이다. 주식매매수수료 수입에 의존하는 증권사 사업구조상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한편 발빠르게 특화 부문에 집중 대응한 증권사는 실적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비대면 계좌개설 점유율 40%에 육박하며 온라인 플랫폼을 특화하고, ELS 비중을 줄여 관련 리스크에 대응한 키움증권의 실적은 타사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16일 키움증권은 매출액 23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8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6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7% 감소하는 데 그쳤다. 전분기에 비하면 151% 증가한 실적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비대면 계좌개설 시행을 계기로 주식시장에서 높은 점유율를 달성하며 리테일부문이 좋은 실적을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향후 증권사 업황에 대해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 급증은 쉽지 않은 환경"이라며 "업계 재편과 실적이 차별화되는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서울=포커스뉴스) 먹구름 낀 여의도 증권가. 2015.08.26 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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