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옥 새누리 혁신비대위원장 내정자, 교육자 시절 평가는?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5-27 16: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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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혁신 꾀해 동국대 대외 평가 상승 견인차 역할"

'KCC 수의계약', '아들의 경기대 교수 채용', '학과 구조조정' 놓고 잡음
△ 기자회견하는 김희옥

(서울=포커스뉴스) 김희옥(68) 전 동국대학교 총장이 위기에 빠진 여당의 혁신을 이끌 인사로 선택,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됐다.

26일 새누리당은 김희옥 내정자에 대해 "원칙을 지키는 소신으로 국민의 눈높이에서 새누리당이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내려놓을지 판단해 줄 경륜의 소유자"라며 내정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김 내정자는 "퇴행적 관행이 있었다면 과감히 깨트리고 목적이 정당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많은 이력을 뒤로하고 정치권에 발을 들여 놓은 김 내정자의 행보에 대중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과거 김 내정자의 동국대학교 총장 시절에 대한 평가 역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 '변화'와 '혁신' 키워드로 내세워 동국대 대외 평가 상승 견인차 역할

2010년 헌법재판관으로 재직 중이던 김 내정자는 모교인 동국대의 총장직 제안을 수락하고 다음 해 2월부터 학교 경영인으로의 행보를 시작했다.

당시 그가 지검장과 법무부 차관을 거쳐 헌법재판관으로 근무하는 등 30여년 간 법조인으로 살았음에도 대형 로펌이 아닌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업계의 관행을 타파한 선택"이라는 찬사도 나왔다.

취임 첫 해, '제2 건학 운동'을 선포한 김 내정자가 4년간 동국대를 이끌며 내세운 키워드는 '변화'와 '혁신'이었다.

그는 퇴임할 때까지 △학부교양대학 다르마칼리지 신설 △인문고전 교육 강화 △108주년 기념관 건립 구체화 △성과평가·자산관리 등 행정시스템 정비 △일산 바이오메디캠퍼스 개교△학생 역량 분석·개발 프로그램 드림패스(Dream Path) 시스템 도입 등을 추진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성과는 지표로도 나타났다.

중앙일보가 매년 발표하는 전국대학 종합평가에서 2010년 17위를 기록했던 동국대학교는 2011년 14위, 2014년에는 11위에 이름을 올렸고 국가고객만족도조사(NCSI) 순위 역시 2011년 7위에서 2014년 3위로 상승했다.

김 내정자의 총장 재임 기간 동안 외부로부터 받은 발전기금 액수도 늘어 2013년에는 역대 최고인 309억원을 모금했으며 2008년 8건이었던 대형국책사업 수주 건수도 2012년에는 25건으로 늘었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김 내정자는 2012~2013년 2년 연속으로 '한국의 영향력 있는 CEO'에 선정되기도 했다.

동국대학교 국제통상학과 학생 이모(23)씨는 김 내정자에 대해 "능력있는 분이 총장으로 있어 든든했다. 발전기금도 많이 들어 왔고 대학 평가도 올라갔다"며 "매주 1차례 학생들과 점심을 먹으며 의견을 구했던 분이다. 학교 여기저기서 자주 볼 수 있어 친근했다"고 기억했다.



◆ 'KCC 수의계약', '아들의 교수 특혜채용 압박' 등 의혹 및 '학과 구조조정' 놓고 잡음

그러나 김 내정자의 동국대학교 총장 시절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우선 2014년에는 김 내정자가 경기대학교 이사장을 압박해 아들을 교수로 채용하도록 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경기대학교가 2014년도 1학기 교수 임용 전형과정에서 1순위자인 정모씨가 아닌 아닌 2순위자인 김 내정자의 아들을 채용한 것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다. 당시 애초 전형과정에 없던 재단 이사장의 개별 면접이 추가된 것도 드러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결국 정모씨는 서울중앙지법에 교수임용무효확인 청구소송을 냈고 재판부가 이를 인정하면서 김 내정자 아들의 교수 채용은 무효가 된 바 있다.

김 내정자가 총장 연임에 도전 중이던 지난해 1월 불거진 'KCC 수의계약 논란'도 오점으로 남았다.

당시 언론들은 2013년 3월~2014년 3월까지 KCC는 동국대로부터 공사 3건(375억원 규모)을 수주했고, 동국대학교는 해당 3건에 대한 입찰공고를 게재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2억원 이상의 공사를 진행할 경우 경쟁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해야 한다는 사학기관재무회계규칙 제35조를 동국대가 어긴 것이 드러나면서 당시 김 내정자에 대한 동국대 구성원들의 해명 요구가 빗발쳤다.

무리한 학과 구조조정을 시행해 교수와 학생들의 비판에 시달리기도 했다.

2011년 동국대학교는 '취업률' 등의 이유로 문예창작학과를 폐지하는 안을 추진했고 이에 학생들은 "꾸준히 등단 작가를 배출하며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학과를 특성도 고려하지 않은 채 없애려고 한다"고 반발했다.

그해 12월에는 본관을 점거한 학생들과 교직원 간 충돌 사태까지 벌어져 최장훈 당시 총학생회장 당선자 등 3명에 대해 퇴학 처분이 내려지는 등 한바탕 내홍을 치렀다.

결국 2012년부터 문예창작학과는 국문학과와 합쳐져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로 개편됐으며, 윤리문화학과 역시 철학과로 편입돼 학생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안드레(25) 동국대학교 총학생회장은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학내 구성원들과 대화하려는 모습이 적었다"며 "학교의 지표가 오르는 과정에서 '무리한 영어수업 도입', '학과 구조조정' 등이 시행되면서 교육권을 침해당했다고 생각하는 학생도 많았다"고 아쉬움을 보였다.

이어 "이번에 새누리당 혁신비대위원장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조금은 안타까웠던 것이 사실이다. 이왕 정치에 투신했으니 이번만큼은 소통과 협치의 자세를 보였으면 한다"고 전했다.(서울=포커스뉴스) 새누리당 혁신비대위원장에 내정된 김희옥 전 동국대 총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6.05.26 박동욱 기자 <사진제공=동국대학교>(서울=포커스뉴스) 새누리당 혁신비대위원장에 내정된 김희옥(오른쪽) 전 동국대 총장과 정진석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6.05.26 박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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