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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근정전과 그 뒤 북악산을 배경으로 하는 포토존을 놓치지 마세요."
"사정전 앞, 앙부일구에서는 세종대왕의 남자 장영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EBS 한국사 강의로 유명한 역사학자 최태성(45)씨가 소개한 경복궁 관람 포인트다. 학생들 사이에서 '큰별 샘'으로 통하는 그의 경복궁 이야기는 유쾌하고 유익했다.
-경복궁을 관람할 때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은?
▲경복궁은 조선의 유일무이한 법궁(法宮·임금이 사는 궁궐) 입니다. 여러 궁궐 가운데 으뜸이 되는 곳이라는 의미지요. 궁궐의 위치와 짜임새, 규모에서 창덕궁, 창경궁과는 비교가 안 되는 지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경복궁 관람은 광화문 앞길, 세종로에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현재 세종로라 불리는 광화문 앞길은 조선의 중앙관청이 자리했던 육조거리였습니다. 오늘날 정부종합청사가 있듯이요. 세종로에서부터 시작해서 광화문 안으로 들어가면 조선의 정치 한가운데로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넓은 경복궁을 관람하며 놓치지 말아야 할 문화재는?
▲근정전(勤政殿) 내부를 들여다봐야 합니다. 나라의 큰 예식이 치러지는 날 그곳에는 조선의 왕이 앉아 있었을 것입니다. 두 마리의 황룡이 여의주를 사이에 두고 왕의 머리 위에 있었을 것이고 뒤로는 일월오봉도가 펼쳐집니다. 근사하죠.
근정전 뒤에 있는 사정전(思政殿)도 가 봐야 합니다. 사정전은 왕이 실제 정무를 돌보는 곳이었습니다. 사정전 앞에는 해시계인 앙부일구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세종대왕의 남자, 장영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수정전(修政殿)도 봐야 합니다. 이곳은 한글 창제 과정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을 곳으로 추정되는 집현전 건물입니다. 세종대왕이 지금 수정전 안에서 학자들과 학문을 논하고 있는 것이 들리시나요?
경복궁의 깊숙한 뒤쪽에 위치한 건청궁(乾淸宮)도 놓치면 안 됩니다. 이곳은 명성황후 시해 사건이 일어난 근대사의 아픔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나라가 힘이 없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진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역사의 장소입니다.
-경복궁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면 어느 곳이 좋을까?
▲경복궁 근정문을 들어서자마자 근정전 뜰 오른쪽 회랑 끝으로 가세요. 거기서 근정전과 그 뒤 북악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겁니다. 근정전의 처마선이 북악산을 타고 넘어갈 것입니다. 이미 유명한 포토존이라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입니다. 경복궁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사진을 찍고 싶다면 서두르세요!
-경복궁을 책을 통해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와서 봐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교과서에도 경복궁 근정전 사진은 실려 있습니다. 그러나 사진의 틀에 갇혀 왜소해 보입니다. 근정전을 실제로 보면 그 규모가 만만치 않습니다. 그 만만치 않음도 자연과 어우러진 품격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런 느낌은 교실 안, 교과서 안에서는 느낄 수 없습니다. 현장에서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는 것입니다.
-경복궁에 대한 강의를 할 때 중점을 두는 부분은?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의 궁궐을 비교해 보는 것입니다. 각 문화는 나름의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각 문화는 자신들의 터전을 바탕으로 자리 잡습니다.
우리 궁궐은 중국보다 크거나 일본보다 아기자기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자연과 함께하려는 모습이 있습니다. 자연과 어우러지며 건축물들이 자리를 잡습니다. 자연을 위압하지 않고 자연을 다듬지 않습니다. 그저 자연 그대로의 속에 폭 안깁니다. 이것이 우리 문화의 특징입니다.
최태성 씨의 경복궁 이야기는 그 방대한 크기에 우왕좌왕 끝나기 쉬운 경복궁 관람에 유용한 길라잡이다.
그의 경복궁 이야기를 벗 삼아 직접 경복궁을 찾고 싶다면 오는 12일 <포커스뉴스>가 주최하는 '제7회 나라사랑 고궁걷기'에 참여하면 된다.
나라사랑 고궁걷기대회는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시작해 경복궁과 창덕궁, 창경궁 등 조선 3대 궁궐을 걷는 행사다.
오전 9시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개회식에서는 최태성 씨의 '최태성 역사선생님의 고궁관람 포인트 강연'을 들을 수 있다.
'나라사랑 고궁걷기대회'에 함께하고 싶다면 오는 9일까지 공식홈페이지(www.hiwalking.co.kr)에서 온라인 참가 신청할 수 있다. 축제 당일 현장 부스에서 별도 접수할 수 있다. 참가비는 성인 1만원, 청소년 8000원이다.한국사 강의로 유명한 '큰별샘' 최태성 씨.<사진제공=최태성 씨>(서울=포커스뉴스) 서울 세종로에 있는 경복궁 근정전 내부. 2016.06.02 허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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