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귀향·수색역·디어마이프렌즈…', 김시은의 오래달리기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6-05 08:4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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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은, 영화 '수색역'으로 '2016 백상예술대상' 신인 여우상 후보

'귀향·수색역·디어마이프렌즈'에 이어 '아가씨' 속 하녀로 등장

"맡은 역할을 꼭꼭 씹어서, 잘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 [K-포토] 김시은, 산뜻한 미소

(서울=포커스뉴스) "저, 여배우는 누구야?"

김시은의 행보에는 궁금증이 이어진다. '뷰티 인사이드'에서 그랬고, '귀향'에서도 그랬다. 그리고 '2016 백상예술대상' 신인여우상 후보로 오르게 해 준 영화 '수색역'에서도, 현재 방송 중인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도 그렇다. 작품에서 그는 유독 빛을 내는 그이기 때문이다.

김시은은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희자(김혜자 분)의 젊은 시절을 연기했다. 회상 장면에서 짧게 등장하지만, 존재감은 강했다. 극 중 민호(이광수 분)에게 솜사탕같이 남아있는 희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디어 마이 프렌즈'를 연출한 홍종찬 감독님께서 희자의 젊은 시절을 찾다가 '귀향'의 예고편을 보셨대요. '이 여배우는 누구야?'라고 찾으셔서 저에게까지 연락이 왔어요. 오디션을 봐도 마음에 드는 얼굴이 없으셨대요. 저는 '디어 마이 프렌즈'라는 작품에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고 영광이에요."


김시은은 지난 2월 개봉한 영화 '귀향'에서 가시리 소녀로 불렸다. 그는 분숙 역을 맡아 노래 '가시리'로 타지에 있는 소녀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그 위로는 관객에게까지 전해졌다. 그 존재감은 지난 3월 개봉한 독립영화 '수색역'으로 이어졌다. 김시은이 장편영화에서 처음 긴 호흡의 캐릭터를 갖게 된 작품이다.

'수색역'에 참여하게 된 것은 지난 2010년이었다. 한 사이트에서 선미 역의 오디션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 오디션장에서 극 중 상우(공명 분)를 때리는 장면을 홀로 선보였다. 허공에 팔을 휘둘렀다. '욕하면서 두들겨 팬다'는 지문을 온몸으로 보여줬다.

"선미가 '수색역'에서 인물들 사이의 갈등을 더 조장시키는 면이 있어요. '그래서 하기 싫다'기 보다는 '그래서 더 잘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저에게 선미는 불쌍하고, 연민이 느껴졌거든요. 영화상에는 보이지 않지만, 선미의 가정환경과 자라온 배경을 많이 생각했어요. 애정결핍을 극대화해 그리고 싶었죠.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면 자기를 훅 맡겨버리는 친구예요."

'수색역'의 선미 역을 통해 김시은은 '2016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신인연기상 후보에도 올랐다. 그는 "백상예술대상까지는 정말 기대 안 했어요. 너무 깜짝 놀랐죠. 사실 부담감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만큼 애정이 많이 가는 작품이에요"라고 소감을 전한다.


거슬러 올라가 본다. 사실, 김시은의 어린 시절 꿈에는 배우였던 적이 없었다. 되려, 감정표현을 잘하지 못하는 아이였다. 배우와 가까워진 것은 스무 살 때 대학에 진학하면서부터다. 두꺼운 책을 펴고, 점수에 맞는 학과를 찾아봤다. 지방에 살았던 터라, 수도권에 있는 대학으로 입학하고 싶었다. 심리학과 진학을 원했지만, 점수가 부족했다. 그때 눈에 띈 과가 상명대학교 연극학과였다. 배우는 꿈도 꿔 본 적 없기에, 연출전공을 택했다.

연출전공이었지만, 연기수업도 함께 임했다. 연기를 실기로 준비한 적이 없으니, 모든 것이 신기하고 흥미롭게 다가왔다. '무대에서 관객에게 어떻게 보일까?'라는 생각보다, 연습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과정이 즐거웠다. "돌아보면 그게 좋았던 것 같아요. 처음 봤을 때부터 패기 있게 덤비지 않았어요. 그랬다면, 오히려 지쳤을지도 모르겠죠."

대학교 2학년을 마치고 휴학했다. 아는 이 하나 없이 대학로 연극무대 오디션에 응시했다. 한 작품을 마치고 학교를 휴학했다. 2년 정도 대학로 무대에 섰다. 부족한 실력에 울기도 많이 울었다. 혼나면서 배웠다. '열심히'라는 말은 그때 김시은의 가장 큰 무기가 됐다.

"아직도 처음 연습하러 가던 날이 생각나요. 극단이 혜화역에서 되게 멀었어요. 그 길을 걷는데, 너무 벅찬 거예요. '내가 드디어 이 길을, 드디어 대학로를.' 이러면서 걸었어요.(웃음)"


우연히 들인 연기라는 세계에 온몸이 흠뻑 젖었다. 김시은은 "오래달리기가 맞는 것 같아요. 저는 그게 참 다행이고, 좋다고 생각해요. 제가 접하지도 않은 세계에 거대한 목표를 세우고, 막상 그 세계에 들어갔을 때 현실과 너무 달라서 절망하는 것보다는요. 저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나서, 점점 더 욕심이 생기는 것 같아요."

김시은의 2016년도는 알차다. '귀향', '수색역'의 개봉에 이어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도 모습을 보였다. 지난 1일 개봉한 영화 '아가씨'에서도 코우즈키(조진웅 분)의 저택에서 백작(하정우 분)을 사랑하는 하녀로 모습을 비춘다. 그런 김시은의 앞으로의 꿈은 참 크기도 겸손하기도 하다.

"제가 한 작품을 보면, 아쉬운 게 눈에 많이 보여요. '수색역'의 선미도 역시 그랬지만, 그래도 작품 속에 스며들어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행히 소화는 시켰네'라고요. 앞으로 만나게 될 작품에서 막 대단하게 되는 욕심보다는, 맡은 역할을 잘 꼭꼭 씹어서 소화하는 배우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기본이라도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이죠.(웃음)"(서울=포커스뉴스)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포커스뉴스 사옥에서 배우 김시은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5.12 김유근 기자 tvN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희자(김혜자 분)의 젊은 시절 역을 맡은 김시은의 모습. 사진은 '디어 마이 프렌즈' 4화 캡처.'수색역'에서 선미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김시은. 사진은 '수색역' 스틸컷. <사진제공=만화경>(서울=포커스뉴스)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포커스뉴스 사옥에서 배우 김시은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5.12 김유근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포커스뉴스 사옥에서 배우 김시은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5.12 김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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