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민 리베이트 의혹] ① 복잡하게 얽혀있는 계약 등 3대 핵심 의혹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6-15 16:4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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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하청 계약, 업계 정상적 관행?

리베이트 의혹 자금, 당내로 들어갔나

수상한 김수민 의원 '비례대표 공천' 과정
△ 리베이트 의혹, 고개 숙인 김수민 의원

(서울=포커스뉴스) 국민의당이 일명 '김수민 리베이트 의혹'이라는 창당 이래 최악의 악재를 만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8일 20대 총선에서 2억382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이를 허위로 보전청구 및 회계보고한 국민의당 소속 박선숙·김수민 의원과 왕주현 사무부총장, 업체 대표 2명 등 총 5명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고 9일 밝혔다.

김수민 의원은 브랜드호텔을 통해 선거 공보물 제작 업체 비컴과 TV광고 대행 업체 세미콜론으로부터 각각 1억1000만원과 6820만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중앙선관위는 세미콜론이 국민의당 홍보TF(태스크포스)에 6000만원 상당의 체크카드를 발급해준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서부지검은 지난 9일 김수민 국민의당 의원(비례대표)에게 리베이트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을 지원한 의혹을 받고 있는 업체 6곳을 압수수색하고 피고발인들을 출국금지조치했다.

국민의당은 검찰 조사가 시작된 10일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단장으로 이상돈 최고위원, 단원으로 김경진·김삼화·박주선 의원을 선임하고 자체 진상 조사에 나섰다.

국민의당 진상조사단은 15일 중간 브리핑을 통해 "당내 유입된 자금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 의심 받는 계약 절차, 업계 정상적 관행?

김수민 의원이 대표로 있던 브랜드호텔은 3월14일부터 국민의당 PI(Party Identity)디자인을 맡았다. 같은달 22일 당의 새로운 PI를 발표한 김 의원은 다음날인 23일 비례대표 7번에 공천됐다. 24일 김 의원은 브랜드호텔 대표직을 사임하고, 국민의당은 선거 공보물 제작 업체인 비컴, TV광고 대행업체인 세미콜론 두 업체와 홍보 대행 계약을 맺는다.

문제는 김 의원과 이해관계가 있는 브랜드호텔이 선거 공보물 제작 업체인 비컴, TV광고 대행업체인 세미콜론 두 업체와 하청계약을 맺고 디자인 및 브랜드 기획 자문 업무를 진행한 것.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디자인 업체인 브랜드호텔과 선거 공보물 제작 업체인 비컴과의 계약이다. 일반적으로 기획 및 디자인 업체가 인쇄 업체와 하청계약을 맺지만, 이번 경우는 거꾸로 계약을 맺은 셈이다. 이상민 브랜드앤컴퍼니 대표는 15일 <포커스뉴스>와의 통화에서 이같은 계약관계를 "역하청"이라고 표현했다.

국민의당의 기존 PI를 제작했던 이 대표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수민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된 홍보 구조에 대해 "저희도 처음 본 구조로 업계에서 진행되는 절차와는 맞지 않다"며 "(이같은 계약구조가)관행이라는 말에 업계 사람들이 공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선관위 고발 직후 이같은 계약구조에 대해 "업계 관행"이라고 주장해온 바 있다.

'김수민 의원 리베이트 의혹' 관련 진상조사단의 단장을 맡고 있는 이상돈 최고위원은 15일 오전 중간 브리핑에서도 브랜드호텔과 선거 공보물 제작 업체 비컴과 TV광고 대행 업체 세미콜론의 계약이 업계의 관행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업계 관행이 아니라는 브랜드앤컴퍼니의 주장을 재반박한 것.

이 최고위원은 "브랜드호텔과 계약한 세미콜론은 TV광고 대행 업체"라며 "광고 대행 업계는 이렇게 하는 것이 통상적 절차이자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은 또 "선거 공보물 제작 업체인 비컴은 브랜드호텔이 선택한 회사"라며 "비컴에서 광고를 집행하고 (자문 역할을 했다는 브랜드호텔이) 수수료를 분담해 가져가는 형태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통상적 절차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이 최고위원의 업계의 관행이라는 설명은 현재 리베이트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의원의 지도교수 K모 교수의 주장에 따른 것이어서 의혹은 해소되지 않았다. 이 최고위원은 이같은 지적에 "업계 복수 사람들이 그렇게 주장한다"고 짧게 답했다.

선관위가 주장하는 또 다른 혐의점은 브랜드호텔과 두 업체간 계약이 허위계약서라는 것. 특히 TV광고 대행 업체인 세미콜론은 선관위 조사가 시작되자 뒤늦게 브랜드호텔과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맥주 광고'라고 허위로 기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돈 최고위원은 이같은 문제들이 "계약을 정교하게 하지 않고 그냥 뭉뚱그려서 해서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 최고위원은 또 허위계약이라는 의혹에 실제로 브랜드호텔이 용역업무를 많이 수행했다고 답했다.

이 최고위원은 "(브랜드호텔이) 어떤 업무를 했는지 우리에게 자료가 있다"며 "(브랜드호텔이 비컴과 세미콜론에게) 광고안을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즉, 선관위가 주장하는 허위계약서는 사실이 아니며 허술한 계약절차는 실수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상민 브랜드앤컴퍼니 대표는 사전에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과 허위로 계약을 맺는 것 역시 업계의 관행이 아니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정치적·법적 문제에 민감한 한 정당의 일인만큼 사전에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데다 전혀 관계없는 '맥주광고'로 계약서를 작성한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이렇게 초보적인 실수를 할 수 있느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리베이트 의혹 자금, 당내부로 들어갔나?

선관위는 김수민 의원이 이전 대표로 있던 브랜드호텔을 통해 리베이트를 수수받고 이 중 일부가 당내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만약 이 자금이 당이나 김 의원에게 흘러들어갔을 경우 정상적인 계약관계라도 불법정치자금이 될 수 있다.

선관위는 리베이트 과정에 박선숙 의원과 왕주현 사무부총장이 개입됐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당이 브랜드호텔과 직접 계약을 맺지 않고 선거 공보물 제작 업체인 비컴과 TV광고 대행 업체인 세미콜론을 통해 브랜드호텔에 하청을 준 배경에는 비례대표 후보가 대표로 있던 회사와 계약을 맺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당내 판단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이같은 구조가 결과적으로 브랜드호텔에 '일감 몰아주기'로 해석되면서 당내로 리베이트 자금이 흘러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사게 됐다.

국민의당은 이같은 의혹에 적극적으로 반박해왔다. '김수민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된 진상조사를 수행하는 당내 진상조사단도 이같은 문제에 천착해 진상조사를 벌여왔다.

이상돈 최고위원은 15일 진상조사단 중간 브리핑에서 "당 내부로 들어온 돈이 없다"고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브랜드호텔이 양쪽(비컴과 세미콜론)에서 받은 돈이 두 개 계좌에 그대로 있고 (돈은) 브랜드호텔 자체 인건비와 소소한 경비 외에 외부인은 물론 국민의당 어느 누구에게도 나간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이 증거로 제시한 것은 브랜드호텔의 계좌 사본이다.

그러나 이 최고위원은 현금 거래나 기타 다른 거래가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우리가 아는 것은 제출된 기록으로만 알 수 있다"고 정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또 다른 의혹은 세미콜론이 국민의당 홍보TF(태스크포스)에 6000만원 상당의 체크카드를 발급해준 사실이다.

이상돈 최고위원은 이같은 사실에 대해 "홍보 관련 TF는 "(국민의당 소속이 아닌) 국민의당 (홍보)작업을 위한 브랜드호텔 내부의 TF"라고 해명했다.

이 최고위원은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본인이 그렇게 주길 바랐다고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체크카드는 한 푼도 사용되지 않고 그대로 있다"고 부연했다.

체크카드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사람은 TF에 소속된 외부 카피라이터로 이 최고위원은 이것이 "계약금의 일환"이며 선관위 조사 이후 "카드를 반납했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정당한 계약금이라면 왜 돌려줬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선관위의 밤샘조사를 받고 완전 패닉이 됐다"고 설명했지만 의심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또한 이 최고위원은 △사전 지시 공모 여부 △공천 관련 의혹 등에 대해선 "판단할 수 없다" "(조사)대상이 아니다"라고 일축해 검찰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 진상조사단이 제시한 계좌 사본의 증명만으로는 당 연루 의혹이 쉽게 가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진상조사단은 추후 연락이 닿지 않은 비컴 대표와 김수민·박선숙 의원, 왕주현 사무부총장 등 검찰로부터 고발당한 당 소속 인사들과 면담할 예정이다.



◆ 수상한 김수민 의원 '비례대표 공천' 과정

김수민 의원의 리베이트 의혹에 당 연루설이 퍼지면서 김 의원의 공천 과정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김 의원은 청년 비례대표 몫인 7번을 받아 20대 국회에 입성했다.

그러나 김수민 의원은 이전까지 전혀 후보로서 언급되지 않던 인물로 김 의원이 청년 비례대표 후보로 깜짝 발표되자 국민의당 내부에서 의아한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시 청년 당원들의 불만이 많았다고 전해진다. 이전까지 전혀 알려져있지 않던 인물이 갑작스럽게 등장해 당선 가능권에 배치되면서 나온 반응이다. 아울러 김 의원의 경력이 청년 비례대표를 할 정도인가 하는 자질 논란도 일었다.

또 김 의원 영입과 함께 금수저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수민 의원의 아버지이자 새누리당 충북도당 부위원장인 김현배(68) 도시개발㈜ 대표이사도 새누리당의 전신인 신한국당 비례대표로 14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또 김 의원은 청주대학교 등을 운영하는 청석학원 설립자의 증손녀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김 의원은 당초 당시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던 김영환 사무총장이 리베이트 의혹에 연루된 김 의원의 지도교수 K모 교수의 추천을 받아 영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김수민 의원을 비례대표 후보로 추천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게다가 김 의원의 영입 과정은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

김 의원은 3월14일 당시 대표로 있던 브랜드호텔에서 당의 로고 및 PI디자인을 맡았다. 같은달 22일 당의 새로운 PI를 발표한 김 의원은 다음날인 23일 비례대표 7번에 공천됐다. 24일 국민의당은 비컴, 세미콜론 두 업체와 홍보 대행 계약을 맺고 같은날 김 의원은 브랜드호텔 대표직을 사임했다.

국민의당은 1월부터 브랜드앤컴퍼니와 PI를 제작했다. 국민 공모 과정까지 거쳐 만든 PI를 총선을 한 달 앞두고 김 의원이 브랜드호텔을 통해 제안한 PI로 전격적으로 교체한 것.

이상민 브랜드앤컴퍼니 대표는 "3월14일이면 그 때 발주가 들어가도 늦는데 그 상황에서 로고가 바뀌었다"며 당이 총선을 한달 앞두고 PI를 무리하게 교체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계약업체가 바뀐 이유에 대해 "안철수 대표가 벤처 기업가 정신을 중요시하는데 특히 젊은 후보로 내세울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한 김수민 의원이 (새로운 PI를) 제안해 안 대표가 마음에 들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 대표가 (통보) 하루 이틀 전에 숙명여대 IT센터를 방문해서 김수민 의원을 만났다. 그때 (김 의원이 당 심벌을) '사람인'으로 바꾸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한 걸로 안다"며 안 대표가 3월15일 자신의 지역구 노원구 사무실에서 박선숙 의원(당시 사무총장)과 함께 김 의원을 면담하기 전에 추가적으로 접촉한 사실을 드러내기도 했다.

안철수 대표는 15일 박선숙 의원과 김 의원을 면담하기 이전 만난 적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촉박한 시간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럽게 계약 업체가 바뀌고 디자인 업무를 진행했던 업체의 전 대표가 청년 비례대표 후보로 깜짝 공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혹은 더욱 증폭됐다.

또 김 의원의 비례대표 후보 선정이 비례대표 후보 발표 당일 새벽에 이뤄지고, 사전에 공천신청을 하지 않은데다 비례대표 심사추천위원회의 심사도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구심은 더욱 커졌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같은 의혹에 대해 "청년비례 전략공천으로 정당한 관행"이라고 말했다.

이상돈 의원 역시 "비례대표 후보도 전략공천이 가능한 것"이라며 "(김수민 의원 공천에 대해) 나중에 공천심사위원회에서 추인을 받은 것이고 막판에는 회의가 없어 위원장에게 위임을 했기 때문에 우리가 아는 한 절차적인 하자는 없다"고 주장했다.(서울=포커스뉴스)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343회 국회(임시회) 2차 본회의를 마친 김수민 국민의당 의원이 취재진 질문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2016.06.13 박동욱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당사에서 열린 PI 론칭 발표 행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인사말 전 마이크를 만지고 있다. 2016.03.22 허란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김수민 의원 공천헌금 리베이트 관련 자체 진상조사단장인 이상돈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리베이트 사건과 관련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 하고 있다. 2016.06.15 강진형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 부의장 후보 선출을 위해 열린 국민의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김수민 의원이 생각에 잠겨 있다. 김 의원은 20대 총선 당시 선거 홍보물 제작업체 등에 일감을 주고 업체들로부터 억대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고발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6.06.09 박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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