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수요 많지만 브랜드 단지에만 관심…높아진 가격도 부담
(서울=포커스뉴스) 최근 제주도 일대 분양시장이 일부 브랜드 사업장을 제외하면 좀처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올 들어 침체된 지방과 청약 열기가 지속되는 수도권 간 디커플링(Decoupling: 탈동조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긴 하지만, 제주지역의 경우 제2공항 호재 등으로 수요층이 몰리는 지역임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15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현재까지 제주 일대에 공급된 분양 사업장(임대아파트 제외)들은 총 7곳이다. 이중 순위 내 청약을 마무리 지은 곳은 단 2곳에 불과했다.
올해 제주에서 가장 먼저 분양된 단지는 힐탑건설 시공의 '제주 은하수 빌라'였다. 지난 1월 이 단지는 총 32가구 청약에 나섰으나 접수건수는 단 3건에 그쳤다.
지난달 코리콘건설의 '서귀포 데이즈힐'은 33가구 모집에 30가구가 미달됐고, 벽강종합건설의 '오라동 벽강하이본 타워4차'는 61가구 중 19가구만 청약됐다.
또 지난 5월 가나종합건설이 제주시 일도이동에 공급한 '제주 일도 캐슬휘닉스'는 총 62가구 모집에 단 8가구만이 청약했다.
아울러 건영이 이달 제주시 애월읍 광령리에 분양한 '제주애월 슈테른 더 테라스'는 전용면적 84㎡B의 경우 순위 내 청약이 마감됐지만, 84㎡A의 경우 92가구 중 68가구가 미달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다만 유성건설의 '서귀포 화순 코아루 푸르나임'은 88가구 모두 순위 내 청약을 마쳤고, 한화건설이 제주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A2·3블록에 공급한 '제주첨단과학기술 꿈의그린'은 제주 역대 최고 경쟁률인 218대 1로 1순위 청약 마감됐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제주도의 경우 투기수요가 실수요 이상으로 많아 일대 청약 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아무래도 제2공항, 택지지구 개발 등의 호재가 발생하다보니 일대 분양시장은 웃돈(프리미엄) 등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외부 투기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이들은 대체로 브랜드 단지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또 제주도 아파트 가격은 최근 2~3년 사이 전반적으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주택시장 과열에 따른 피로감도 상당히 쌓였다고 본다"며 "일대 주민을 비롯한 실수요층에게는 굉장히 부담되는 가격이다. 특히 브랜드 파워가 약하거나 입지의 메리트가 적은 사업장이의 경우 건설사들이 합리적인 분양가를 책정하지 않는다면 고전을 면키 어렵다"고 지적했다.제주애월 슈테른 더 테라스 투시도. <자료=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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