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카라카조' 폭동 재현될까 두려워하는 국민들
마두로 대통령 "정부가 식량 배급 통제" vs 비판 세력 "정부 지지자에 유리‧암시장 활성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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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베네수엘라에서 식량 부족으로 촉발된 시위가 점차 폭동으로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1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 주 충돌로 4명이 사망했다. 해안도시 쿠마나에서는 이번 주에만 약 20개의 상점이 약탈당했다"고 보도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서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슈퍼마켓을 습격해 식료품을 약탈하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중국 신화통신도 "베네수엘라 당국이 시위 시작된 후 16일까지 최소 408명을 체포했다"고 타전했다. 베네수엘라 당국은 사실상 통행금지를 발표하고 군인, 특수 경찰, 세빈 보안군을 동원해 도시를 순찰하고 있다. 약탈 후 도주수단으로 주로 쓰이는 오토바이도 지난 14일 오후 72시간 동안 통행이 금지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베네수엘라의 주 수입원인 석유 가격 하락과 수년간 통화, 복지정책 등 국가 경제 운용에 실패를 꼽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은 외화 고갈로 국민들을 위한 충분한 식량을 수입할 수조차 없는 상황을 맞았다. 현재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기본적인 식료품을 사기 위해 4시간 이상 줄을 서야 한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페타레 판자촌에 사는 티타 파나쿠아레(64)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최악의 상황이다. 이제는 무엇도 구할 수 없다. 딸과 나는 하루에 한 끼만 먹는다. 12개월 된 손녀는 모유 외에는 아무것도 못 먹는다"고 말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 2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약 100명의 시위대가 "먹을 것을 달라"며 대통령궁으로 행진을 시도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전 시위는 야권이 조직한 반정부 시위대로 대부분 중산층이었던 반면 이번 시위대는 슬럼가의 저소득층으로 이뤄졌다. 시위대는 인내심이 한계에 달해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두로 대통령은 "국내외 정적들에 의한 '경제 전쟁'이 위기를 가져왔다. 해결책은 국가가 더 직접적으로 식량 배급을 통제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빈곤층에게 국가가 3주에 한번 기초 식료품 상자를 배급하는 계획에 준비하고 있다.
반발에 부딪혔다. 배급제도가 정부 지지자들에게만 유리하다는 것이다. 또 암시장을 더욱 활성화할 위험이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비판세력은 위기의 진짜 원인으로 사회주의 정권의 복잡한 통화 및 가격 통제 정책, 부패, 그리고 마두로의 전임자인 우고 차베스 정권 하에 시작된 사기업의 국유화를 지적한다.
가디언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지난 1989년 수도 카라카스에서 벌어진 '카라카조(Caracazo)' 폭동의 재현될까 두려워하고 있다. 카라카조 폭동은 카를로스 안드레스 페레스 정권 시절 세계 유가 폭락과 경제 붕괴로 수일간 통제불가능한 폭동이 계속돼 수백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다.베네수엘라 국민들이 식량을 구하기 위해 슈퍼마켓을 습격하고 있다. <사진출처=유튜브 영상 갈무리>베네수엘라 국민들이 식량을 구하기 위해 슈퍼마켓을 습격하고 있다. <사진출처=유튜브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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