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싱턴 궁에서 성 소수자 대표 9명과 대담 후 표지 모델 되기로 결정
"누구도 성적 취향이나 다른 어떤 이유로든 차별 받아서는 안 된다"
(서울=포커스뉴스) 영국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자(34)가 게이 잡지 표지 모델로 나섰다.
영국 매체 BBC는 15일(현지시간) "윌리엄 왕자가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괴롭힘을 없애자는 취지로 왕족 최초로 게이 잡지 '애티튜드'의 표지 모델이 됐다"고 전했다.
1994년 창간한 영국 최대 게이 잡지 '애티튜드'는 이날 성명을 통해 윌리엄 왕자가 오는 22일 발간 예정인 7월호 표지 모델로 선정됐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이제까지 영화배우 대니얼 래드클리프, 축구서수 데이비드 베컴, 가수 레이디 가가 등 유명인이 표지 모델이 된 적은 있으나 영국 왕족 중에서는 윌리엄 왕자가 최초다.
윌리엄 왕자는 지난달 성 소수자 대표 9명을 켄싱턴 궁으로 초청해 소수자에 대한 괴롭힘과 그에 따른 정신적 영향을 주제로 대화한 뒤 표지 모델이 되기로 결정했다고 알려졌다.
이날 성 소수자들은 차별로 인한 낮은 자존감, 자살 시도, 약물 중독, 우울증 경험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중에는 성적 취향으로 따돌림을 받다 자살을 선택한 아이의 부모도 포함돼 있었다.
윌리엄 왕자는 이 잡지에서 '역사를 만들다: 윌리엄 왕세손 애티튜드를 만나다'라는 제목의 인터뷰를 통해 "사는 내내 증오를 참고 견뎌야만 하는 사람은 없다. 누구도 성적 취향이나 다른 어떤 이유로든 차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내가 애티튜드를 통해 만난 젊은 게이, 레즈비언 그리고 트랜스젠더들은 지금 끔찍한 괴롭힘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자신이 겪은 고통을 용감하게 말했다. 그들의 강인함과 낙관적 태도는 우리 모두에게 괴롭힘에 대항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고 덧붙였다.
애티튜드의 매슈 토드 편집장은 "미래 영국의 왕이 될 사람이 성 소수자 인권 문제에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BBC의 보도에 따르면 2015년 조사 결과 젊은 레즈비언, 게이, 바이의 경우 3분의 1, 트랜스젠더의 경우 48% 정도가 최소 한 번 이상 자살을 시도했다. 성소수자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의 자살 시도 확률은 18%에 그쳤다.
현재 윌리엄 왕자 내외와 해리 왕자는 정신적 고통을 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왕실 차원에서 '헤즈 투게더(Heads Together)' 캠페인을 이끌고 있다.오는 22일 발간 예정인 영국 최대 게이 잡지 '애티튜드' 7월호. 영국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자가 흰 셔츠를 입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출처=애티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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