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선 공약에 등장했던 '영남권 신공항'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6-17 16:4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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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이명박→박근혜 13년 째 표류중인 입지 선정

2011년 MB 시절 백지화됐다 2012년 대선 때 부활

선거 후 지지부진한 진행 탓에 대선 때만 이슈
△ [그래픽]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

(서울=포커스뉴스) 동남권 신공항 입지 발표를 앞두고 최근 정치권에선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을 두고 지역 갈등이 또 다시 수면위로 올라왔다.

특히 동남권 신공항 입지는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영남 민심의 향배를 가를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지난 2009년 세종시 사태의 재탕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당시 세종시 사태가 한나라당 내 '친이 대 친박' 계파싸움을 불러왔듯 이번에도 동남권 신공항 부지 선정을 두고 가덕도 유치를 주장하는 'PK(부산경남)'와 밀양 유치를 주장하는 'TK(대구경북)'의 충돌로 번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 4월 총선 결과 PK에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8명이 당선되면서 여야를 넘는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동남권 신공항은 1992년 부산시 도시계획에 그 유치가 포함되면서 시작됐다. 기존 동남권 대표 공항인 김해국제공항의 사용자수가 빠르게 늘면서 포화상태에 이른다는 지적에 잇따랐기 때문이다.

신공항 유치는 노무현 정부 들어 본격적으로 추진 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당선 직후인 2003년 1월 부산을 방문해 신공항 건설의 필요성을 받아들이고 '적당한 위치'를 찾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참여정부 시절에 비공식적인 논의만 오고 갔을 뿐 부지 검토에도 착수하지 못하다가 2007년 12월 대선을 1년 앞두고서야 노 대통령은 부산을 방문해 '공식 검토'를 지시했다.


◆ MB '대선 공약'에서 '백지화'까지

대선을 1년 앞두고 '공식 검토'에 들어간 동남권 신공항 유치는 2007년 대선에서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후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5월 대구를 방문해 대구 경북 지역의 하늘과 물길이 열리고, 경쟁력도 있는 도시로 변하게 될 것이라며 신공항과 대운하에 대해 언급하며 동남권 신공항 추진은 탄력을 받았다.

2008년 9월 국가균형발전위는 동남권 신공항을 30대 광역 선도 프로젝트 선정했고, 2009년 4월 국토연구원은 동남권 신공항 5개 후보지를 발표했다. 이때부터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도 유력한 후보지로 떠올랐다.

하지만 2011년 3월 국토해양부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를 발표하면서 상황은 급반전 됐다. 2003년부터 추진된 사업이 완전 폐기 수순으로 들어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별도 기자회견을 열어 "결과적으로 동남권 신공항 공약을 지킬 수 없게 된 것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국익에 반하는 것이 분명한데도 계획 변경 없이 공약을 밀어붙이는 것은 무책임한 자세"라고 말했다.

이에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강하게 반발했다. 박 전 대표는 "(신공항) 입지평가위원장도 장기적으로 남부권에 신공항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게 바로 미래 국익"이라고 말헀다. 이어 동남권 신공항을 2012년 대선 공약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2012년 대선 박근혜·문재인 후보 "공약! 그러나 어디?"'

영남권 최대의 화두인 동남권 신공항은 2012년 대선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후보 모두 공약으로 내걸었다. 다만 핵심인 부지 선정에 대해선 두 후보 모두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어느 한쪽을 선택할 경우 나머지 한쪽의 표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 후보는 2012년 11월 부산 유세에서 "최고 전문가들이 객관적인 평가를 내릴 것이다. 부산 가덕도가 최고 입지라고 한다면 당연히 가덕도로 할 것"이라며 직접적인 판단을 밝히지 않았다.

과거 추진과정에서 치열한 유치경쟁으로 극심한 지역 갈등을 의식해 핵심 관심사인 구체적 공항 입지는 언급하지 않고 피해 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동남권 신공항 구체적 입지 선정은 지지부진하게 진행됐다. 박근혜정부 2년차인 2014년 8월에서야 국토부가 '영남지역 항공수요조사연구 용역결과'를 발표했을 뿐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2014년 9월 국무회의에서 신공항 문제가 지역 간 경쟁 과열, 대립 등으로 갈등이 심화될 소지가 적지 않다며 타당성을 검토 과정에서 갈등이 커지지 않도록 지자체 간 평가기준에 대한 합의를 먼저 이루고 결과를 수용한다는 원칙을 견지하라는 원론적 입장만 내놓았다. 또 경제논리 하에 논의를 추진해 국책사업 갈등방지의 선례가 되달라고 주문했다.

잠잠하던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논란은 6월 말로 예정된 국토교통부의 영남권 신공항 입지를 포함한 연구용역 결과 발표 시기가 다가오면서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 25일 연구용역 수행을 맡은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계약에 따라 용역을 착수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결과를 국토부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지난 15일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지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변했다.

이는 청와대가 신공항 갈등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입장을 표명할 경우 논란을 더욱 부채질 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극도로 신중한 자세를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국토교통부가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에 의뢰해 24일께 발표되는 '동남권 신공항 사전 타당성 검토 연구 용역' 결과에 신공항 후보지 밀양과 가덕도를 사이에 두고 영남권이 들썩이고 있다. 2016.06.16 김일환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아산 정주영 탄신 10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15.11.24 오장환 기자 박근혜 대통령. 2016.06.16 <사진제공=청와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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