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아파트 '최고 분양가 연일 갱신'…'정부 칼 빼 들었다'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6-27 15:4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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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전년 대비 30% 감소했지만,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나홀로 뜨겁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지난주 0.52% 올랐는데, 이는 부동산 활황세가 정점에 달했던 2006년 12월 이후 거의 10년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27일 기준 강남구 소재 재건축 아파트의 3.3㎡당 평균 가격은 4064만원으로 나타났다. 4000만원을 넘어선 것은 2010년 5월(4024만원) 이후 처음이자 역대 최고점인 2006년 1월(4164만원) 대비 97% 수준이다.

이 가운데 재건축 열기가 가장 높은 개포동은 4399만원으로 이미 역대 최고 수준을 넘었으며, 동별 기준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KB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개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49㎡는 현재 11억원으로 작년말 대비 1억7400만원(18.8%) 급등했다.

‘압구정 신현대’ 전용 84㎡의 경우 5월말만 해도 14억5000만원선이었는데 보름만에 5000만원이 오른 15억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대치동 은마 전용 76㎡는 10억7000만원으로 5월 대비 5000만원 가량 뛰었다.

서초구 재건축 아파트값은 3.3㎡당 평균 3730만원으로 이미 최고점을 넘어선지 오래다. 반포동의 경우 3.3㎡당 4043만원으로 개포동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의 시세는 13억1000만원으로 역대 최고점에 도달했다.

강남 재건축 급등의 배경에는 올초 분양됐던 ‘신반포자이’(반포한양)와 래미안블레스티지(개포주공2단지)의 영향이 크다.

새해 벽두부터 서울 잠원동 '신반포자이' 아파트 분양 가격이 3.3㎡당 평균 4300만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강남 재건축 아파트 시장에 불을 지폈고, 래미안블레스티지(개포주공2단지) 역시 높은 경쟁률로 완판되며 주변 재건축 추진 단지들까지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

건설사나 조합원 입장에선 바보가 아닌 이상 분양가를 낮출 이유가 없게 된 것이다. 특히, 재건축 단지는 조합원이 사업 시행자이자 해당 단지가 유일한 사업인 만큼 수익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한다. 미분양이 발생하더라도 일반분양 분은 전체 가구수 대비 20% 내외기 때문에 비교적 부담없이 분양가를 높일 수 있다.

결국 고분양가는 인근 재건축 아파트값을 상승시키고 다시 최고 분양가 경신하는 악순환으로 작용하고 있다.

강남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는 계속 오르는 추세다. 3.3㎡당 최고 5000만원 이상의 분양가를 채택하려 했던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3단지 재건축 조합은 7월 분양 예정인 '디 에이치 아너힐스'의 일부 주택형 최고가를 3.3㎡당 최고 5000만원은 넘기지 않기로 의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아파트의 평균 분양 가격은 3.3㎡당 4400만원대로 일반 아파트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가에 공급될 전망이다.

분양하는 재건축 단지마다 떴다방과 단타족이 들끓고 불법전매, 다운계약서 등 불법이 자행되면서 수천만원의 웃돈(프리미엄)이 생기고 이로 인해 분양가가 오르지만 여전히 청약률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풍부한 유동성과 정부의 재건축, 청약제도 규제 완화가 재건축 광풍을 몰고 왔다고 입을 모은다.

분양권 전매 제한 완화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유예, 청약 1순위 요건 완화,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정부가 부동산 규제의 빗장을 푼 가운데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재건축 아파트나 재건축 분양권으로 돈이 쏠리는 것이다.

또 정부가 2월부터 분양시장 집단대출은 제외하고 기존 아파트에만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한 것도 재건축 상승에 불을 지폈다.

과거 10년전 강남재건축 아파트는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와 글로벌 금융위기로 30% 가량 폭락하며 수많은 '하우스 푸어'를 양산한 바 있다. 일부 재건축 단지를 제외하곤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단지들이 수두룩하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강남 재건축시장에 거품이 끼었다”며 극단적인 경우 분양가상한제 재도입 가능성도 내비쳤다.

정부는 재건축 열기가 과열되자 분양아파트 집단대출도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출 보증건수는 1인당 2건 이하, 보증금액은 3억원 이하로 제한하는 방안이 검토중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고분양가 논란이 커질 수록 주변 단지로 가격 상승이 번져 주택수요자들에게는 부담이 된다"며 "정부가 돈줄을 죄기 시작했고, 브렉시트 악재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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