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종 빈소… 외아들 잃은 슬픔에 침통한, 동료들의 오열에 무거운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6-28 16:3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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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토리노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이사 맡아 꿈나무 육성 힘써

2주 뒤 빙상 유망주 이끌고 일본 전지훈련 예정
△ 故 오세종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의 빈소

(서울=포커스뉴스) 서른넷. 너무 이른 죽음이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오세종 빈소의 공기는 무거웠다.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오세종은 27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빈소가 마련된 한양대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서자 한없이 무거운 공기가 어깨를 짓눌렀다.

특6호실이 자리한 지하 1층으로 내려가자 왼편에 오세종의 모교인 리라초등학교 총동문회에서 보낸 화환이 눈에 띄었다. 화환을 지나 오른쪽 모퉁이를 돌자 빙상연맹과 쇼트트랙 서포터스 블루히어로스, 고인의 출신학교인 단국대학교 빙상부가 보낸 화환이 줄지어 있었다. 국화에 흰 리본이 달린 근조화환이 아니라 오색찬란한 결혼 축하화환이 어울리는 나이에 오세종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빈소 입구는 프로골퍼 강진구가 지키고 있었다. 강진구는 누나인 프로골퍼 강수연과 함께 오세종고 오랜 친분을 쌓은 사이다. 빈소에는 오세종의 아버지와 어머니, 사촌 형제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오세종의 부모는 빈소에 주저앉아 외아들을 한순간에 잃은 참척의 아픔을 감내하고 있었다. 빈소에 놓인 영정사진 속 오세종은 검은 리본이 드리우기에는 아직 너무나도 젊었다.

낮 12시. 장례식장을 찾기에 이른 시간이었지만 조문객은 끊이지 않았다.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 5000m 계주 금메달을 합작한 송석우가 조문객 안내를 도맡았다. 송석우는 스케이트를 처음 신을 때부터 오세종과 우애를 다져왔다. 햇수로만 27년째 우정이다. 송석우는 "한 마디로 착한 애였다"며 오랜 친구를 잃은 슬픔을 속으로 삭였다. 이어 "원래 오늘 새벽에 세종이랑 함께 운동을 하기로 했었다. 익명으로 사회봉사와 불우이웃돕기를 하던 참 착한 친구였다"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접객 장소 안쪽에서는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트 간판 이규혁이 그야말로 버티고 있었다. 이규혁은 사고 발생 소식을 듣자마자 만사를 제쳐놓고 병원으로 달려왔다. 접객 장소에서 밤을 지새운 이규혁은 정오가 다 된 시간에도 평소 친분이 있었던 기자들과 빙상계 후배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퉁퉁부은 눈으로 연방 눈물을 훔친 이규혁은 오세종을 "더 살뜰히 챙기는 후배였다"고 회상했다. 오세종은 이규혁이 밴쿠버 올림픽에 출전할 때 사비를 들여 동행해 스케이트 날을 비롯한 장비 관리를 맡아줬다. 이규혁은 "세종이는 지금의 저를 있게 한 친구다. 세종이가 없었으면 올림픽 5회 출전을 해내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나가노올림픽 쇼트트랙 1000m 금메달리스트 김동성도 어머니와 함께 빈소를 찾았다. 김동성과 오세종은 태릉선수촌에서 같은 방을 쓰며 우애를 다졌다.

2002년 전국동계체전에서 쇼트트랙 2관왕을 차지한 장호성도 빈소를 지켰다. 장호성은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오열했다. 이규혁이 그의 어깨를 다독이며 "좋은 기억을 끄집어내면서 세종이를 보내주자"고 말했다.

오세종은 은퇴 뒤에도 스케이트화를 벗지 않고 빙상 꿈나무들을 지도에 열성을 다했다. 모교인 리라초등학교 쇼트트랙팀을 오랫동안 지도했다. 또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이사를 맡아 꿈나무 육성에도 힘을 보탰다. 2주 뒤에는 쇼트트랙 유망주들과 함께 일본훈련을 갈 예정이었다.



오세종의 발인은 7월1일이다. 유가족과 지인들은 5일장을 치르기로 했다.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으로 알려졌으나 유족 협의 뒤 수목장으로 결정되면 장지는 바뀔 수 있다.

동계 빙상종목 또하나의 별이 졌다. 오세종은 27일 오후 7시께 서울 성동구 마장동 우체국 앞에서 불법 유턴하던 차량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있었으나 헬멧이 벗겨지면서 병원으로 옮겨지기 전 숨을 거두고 말았다.(서울=포커스뉴스) 28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오세종(34)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의 빈소. 2016.06.28 김유근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28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오세종(34) 쇼트트랙 전 국가대표 선수의 빈소. 2016.06.28 김유근 기자 (서울=게티/포커스뉴스) 2005 세계빙상연맹 쇼트트랙 월드컵 1000m 준결승에서 오세종(오른쪽)이 미국의 아폴로 안톤 오노를 뒤쫓고 있다. 2016.06.28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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