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불황 장기화 가능성
노조 "졸속 매각 반대"…비대위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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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구름 낀 여의도 증권가 |
(서울=포커스뉴스) 현대중공업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의 연내 매각을 결정한 가운데 증권가에선 "연내 매각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이투자증권은 국내 16위권의 중형급 증권사다. 자기자본이 7139억원 수준에 불과해 종합금융투자회사를 위한 전제조건인 자기자본 3조원을 확보하는 데 큰 효과를 보기 힘들다.
현재 하이투자증권의 예상 매각가는 5000억~60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현대중공업그룹은 하이투자증권 매각가로 최소 1조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자회사인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2008년 CJ그룹으로부터 하이투자증권(구 CJ투자증권)을 7050억원에 인수했다. 지금까지 1조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입장에선 1조원 이상을 받아야 투자원금을 건질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매각 희망가와 시장 예상가의 가격차가 크다"면서 "최근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악재까지 겹치면서 증권업계의 불황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인수자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주요 증권사들의 올해 2분기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거래대금이 크게 줄어든데다 업황 호조를 이끌만한 모멘텀(상승 동력)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은 지난해와 비교해 반토막 수준으로 급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하이투자證 노조, 매각 반대투쟁 돌입
노조와의 갈등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하이투자증권 노동조합은 최근 매각 반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구성했다.
하이투자증권 노조는 지난달 24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고용 승계와 일방적 매각 반대 등의 내용을 담은 결의문을 발표했다.
노조 측은 "현대중공업이 투자자본대비 수익률에 급급한 과다한 목표를 세워 하이투자증권의 장기 전략과 비전을 제시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정현 하이투자증권 노조위원장은 "그동안 경영진은 매각설이 돌 때마다 대표금융회사로 키우겠다는 거짓으로 일관했다"면서 "매각 공식화 후에는 아무것도 모른다며 미온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일방적으로 매각 과정이 이뤄진다면 전면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서울=포커스뉴스) 먹구름 낀 여의도 증권가. 2015.08.26 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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