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일주일] 영국 EU탈퇴, 국제사회 '소용돌이'…'우려' 속 경제 회복세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7-01 17:3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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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vs EU, 탈퇴 시기 등 놓고 신경전…총리 경선 절차 돌입

혼돈의 영국…뒤섞인 '후회·분노·공존의 목소리'

'격랑' 벗어난 유럽경제…영국 '금리인하' 시사

(서울=포커스뉴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뒤 일주일이 지났다. 브렉시트 후폭풍이 전세계를 뒤흔들었다.

다행히도 '브렉시트'발 리스크로 세계 경제 위기가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는 세계 증시의 안정화와 함께 잦아들었다. 다만 정치와 사회 분야에선 브렉시트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영국 내 브렉시트 재투표 요구가 거세지면서 세대·문화적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영국과 EU 간 협상을 둘러싼 기싸움으로 유럽 대륙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 영국 vs EU, 탈퇴 시기 등 놓고 신경전…총리 경선 절차 돌입


영국과 EU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영국은 브렉시트로 인한 갑작스러운 변화와 혼란을 우려해 '천천히 나가겠다'고 주장하는 반면, EU는 '가능한 빨리 나가야 한다'며 속도를 내자는 입장이다.

이들의 뚜렷한 입장차는 지난 28일과 29일(현지시간) 양일 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담에서도 좁혀지지 않았다.

사실상 마지막으로 EU 정상회담에 참석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 관련 협상은 차기 정부에서 진행할 것이란 뜻을 고수했다. 캐머런 총리는 브렉시트 결정 당일(24일) '10월 총리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에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영국의 EU 탈퇴를 주장했던 사람들이 이제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하고 있다. 계획과 글로벌 청사진이 있을 줄 알았는데 없는 모양이다"고 비꼬았다. 이어 "영국의 차기 정부에선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계획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영국과 EU는 탈퇴 시기 뿐 만 아니라 탈퇴 내용을 놓고도 명확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캐머런 총리는 이민자 유입은 제한하면서도, 영국의 EU 단일 시장에의 접근은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영국 국민들의 브렉시트 투표 배경에는 이주민들의 급격한 유입이 있었다"며 EU에 명시된 이동의 자유 조항에 날을 세웠다.

이에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등 EU 정상들은 '영국이 의무는 하지 않으면서 권리는 행사하려 한다'며 불쾌하다는 기색을 역력히 드러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회동에서 "빵에서 건포도만 빼먹는(Rosinenpickerei) 이기적인 행동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영국이 원하는 것만 취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EU 상임의장을 맡은 도날드 투스크 전 폴란드 총리는 "27개국 EU 정상들은 영국이 단일시장에 접근하기 위해선 이동의 자유를 포함한 4가지 자유를 수용해야 한다는 전제를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EU는 △물품 △사람 △자본 △서비스 등 총 4개에 대해 EU 지역 내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고 있다.

영국은 국내외 혼란스러운 정국 수습을 위해 본격적인 차기 총리 선출 절차에 돌입했다.

영국 텔레그래프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차기 총리 선출을 위한 보수당 대표 경선 후보자 등록이 30일 마감된 가운데 후보는 테리사 메이(59) 내무장관, 마이클 고브(49) 법무장관, 리엄 폭스(54) 전 국방장관, 스티븐 크랩(43) 고용연금장관, 안드레아 리드솜(53) 에너지부차관 등 5명이다.

브렉시트를 전면에서 이끌어 차기 총리 유력 주자로 언급됐던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은 불출마 선언했다.

존슨 전 시장의 불출마 선언에 현지 언론은 "측근인 고브 장관의 갑작스러운 출마 선언으로 충격을 받은데다 메이 장관의 상승세가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존슨 전 런던 시장의 불출마와 고브 장관의 합류로 이번 경선은 사실상 메이 장관과 고든 장관의 2강전이 될 것으로 봤다. 특히 메이 장관은 '제2의 마가렛 대처', '제2의 철의 여인'이라고 불리며 유권자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이들은 모두 브렉시트 재투표와 EU 재가입에 대해 반대 입장이며, 영국으로의 이주에 제한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총리 유력 주자들이 모두 브렉시트 재투표 불가 의사를 밝혀 영국의 EU 잔류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영국 차기 총리는 오는 9월 9일 선출된다.

◆ 혼돈의 영국…뒤섞인 '후회·분노·공존의 목소리'


영국 사회는 후회와 분노 그리고 공존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혼란스럽다. 찬성 51.9% 잔류 48.1%의 근소한 표차만큼 다양한 의견들이 뒤섞이고 있다.

브렉시트가 결정된 다음날인 25일(현지시간)부터 재투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25일 오후 영국 하원 웹사이트 청원 게시판의 브렉시트 재투표 청원 서명자는 270만 명을 넘어섰다.

트위터 상에서는 후회(regret)와 브렉시트(brexit)를 결합해 '브렉시트를 후회한다'는 의미를 담은 해시태그 '#리그렉시트(#regrexit)'와 '내 이름은 빼줘(#NotInMyName)' 라는 해시태그가 유행했다.

오프라인에서도 브렉시트 반대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찬성표를 던진 유권자 대다수가 중노년층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젊은이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기성세대가 우리의 미래를 망쳤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심지어 2년 전 간발의 표차로 독립찬반 투표가 부결됐던 스코틀랜드는 분리 독립을 재추진하려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렉시트를 반기는 목소리도 여전히 강세다. 전문가에 따르면 브렉시트의 가장 큰 원인은 '영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이민자들에 대한 분노'였다.

실제 브렉시트 이후 영국 사회에서 이민자들에 대한 범죄가 증가했다. 영국무슬림위원회(MCB) 집계 결과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마친 지난 주말에만 100여건의 증오범죄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국민투표 이후 이민자에 대한 증오가 확산된 것은 매우 비열한 일이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최근에는 반사적으로 이민자 혐오에 맞서는 사회적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앨리슨이라는 아이디로만 알려진 트위터리안이 제안한 일명 '안전핀(safety pin)운동'은 지난 주말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급격히 전파되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safetypin'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옷핀을 착용한 사진을 SNS에 게시하고 있다.

앨리슨은 "옷핀 달기는 굳이 나가거나 뭘 사지 않아도 되고 어떤 표현이나 정치적 구호가 필요없기 때문에 간단하다. 혐오범죄에 맞서는 사람들이 결코 혼자가 아니고 그들이 영국에서 갖고 있는 권리를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은 신호일 뿐"이라고 옷핀의 의미를 설명했다.

◆ '격랑' 벗어난 유럽경제…영국 '금리인하' 시사


브렉시트 직후 유럽 경제는 곧장 격랑에 격랑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일주일이 흐른 현재는 안정세를 찾은 모습이다.

영국 BBC 등 현지외신은 30일(현지시간) "마크 카니 영국중앙은행 총재가 '(영국의) 경제가 악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올 여름에 금리를 내리거나 양적완화를 확대하는 등 통화정책을 시행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카니 총재의 발언으로 30일 파운드는 전날보다 1.1% 떨어져 1.3282달러(1523.18원)에 거래됐다. 유로화도 0.34% 하락한 1.1086달러(1271.34원)에 거래됐다. 브렉시트가 결정된 지난 24일에는 1.0909달러(1251.04원)로 3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통화가 요동치는 것은 영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유럽 단일시장 접근권까지 잃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국채와 금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실제 시장에서도 브렉시트로 영국의 경기침체 위험이 높아졌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게리 라이스 국제통화기금(IMF)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브렉시트가 상당한 불확실성을 야기했고 근시일내 특히 영국을 비롯한 유럽과 세계경제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며 세계 경제 위협 가능성을 시사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이라고 불리는 스탠다드앤푸어스(S&P), 피치, 무디스는 최근 영국의 국제신용등급을 일제히 낮췄다.

영국 방송 BBC 등 주요 외신은 지난 27일 "국제신용평가기관 S&P가 영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두 계단 낮췄다"고 보도했다. 또다른 신용평가기관 피치도 영국의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

불확실성에 대한 과도한 의미부여를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브렉시트 결정 직후 급락했던 세계 증시가 최근 반등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미국 현지보도에 따르면 30일 뉴욕 증시는 3일 연속 1% 넘게 반등에 성공하면서 브렉시트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미국의 대형 금융사 BB&T 웰스 매니지먼트의 부키 헬위그 부사장은 "브렉시트가 경제적인 결정이 아니라 정치적인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브렉시트 이전 수준을 회복해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너츠포드/영국=게티/포커스뉴스) 영국과 유럽연합을 상징하는 국기. 2016.07.01 ⓒ게티이미지/이매진스 (브뤼셀/벨기에=게티/포커스뉴스) 2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정상회담에 참석한 캐머린(가운데)영국 총리가 어색한 표정을 짓고 있다. 2016.06.29 ⓒ게티이미지/이매진스 (런던/영국=게티/포커스뉴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수백명이 시위대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피켓에는 '우리는 EU를 사랑한다' 등 문구가 쓰여 있다. 2016.07.01 ⓒ게티이미지/이매진스 (런던/영국=게티/포커스뉴스) 영국의 파운드.2016.06.24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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