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테 이탈리아 감독 "현상황에서 독일은 가장 완벽한 팀"
(서울=포커스뉴스) 독일과 이탈리아가 유로 2016 4강 진출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독일은 3일 오전 4시(한국시간) 프랑스 보르도 스타드 드 보르도에서 이탈리아를 상대로 유로 2016 8강전을 치른다. 독일은 유로 통산 세 차례 정상에 올라 스페인과 함께 이 부문 최다 우승국이다. 반면 이탈리아는 유로 우승은 한 차례 밖에 없지만 월드컵에서는 독일과 함께 공히 4차례 우승을 차지해 브라질(5회 우승)에 이어 이 부문 공동 2위에 올라있다. 미리보는 결승전이라는 표현이 결코 과하지 않은 경기다.
▲역대 맞대결 결과는 이탈리아의 절대 우위
유로와 월드컵을 포함한 역대 메이저대회 우승은 독일이 이탈리아보다 많지만 역대 맞대결에서는 이탈리아가 현격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통산 33차례 맞대결을 통해 이탈리아는 15승 10무 8패로 우세하다. 유로 본선과 월드컵 본선 등 평가전을 제외한 맞대결만 감안하면 이탈리아는 4승 4무로 단 1번의 패배도 없었다.
특히 이탈리아는 고비 때마다 독일의 발목을 잡아 독일 내에서는 이탈리아를 '앙스트게그너(Angstgegner, 두려운 상대)'로 표현한다. 독일의 이탈리아 공포증 역사는 1970년 멕시코월드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일은 당시 제프 마이어 골키퍼를 비롯해 프란츠 베켄바우어, 게르트 뮐러, 베르트 포그츠, 볼프강 오버라트, 우베 젤러 등 쟁쟁한 선수들이 포진해 있었지만 연장전 끝에 3-4로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독일은 당시 0-1로 뒤져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후반 45분 칼-하인츠 슈넬링어가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려 승부를 연장으로 이끌었지만 급격한 체력저하를 겪으며 결국 1골차로 패했다. 당시 경기가 열린 멕시코 아즈테카는 체감 온도가 영상 50도에 달할 정도로 경기를 치르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독일은 천신만고 끝에 연장전으로 승부를 몰고갔지만 거기까지였다.
1982년 스페인 월드컵에서도 독일은 이탈리아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번에는 결승전에서 당한 패배였다. 독일은 전반 24분 이탈리아 안토니오 카브리니의 페널티킥 실축이 나오면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지만 후반에만 내리 3골을 내주며 1-3으로 패해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독일은 자국에서 열린 2006년 월드컵에서도 이탈리아의 벽을 넘지 못했다. 당시 4강전에서 독일은 전후반을 0-0으로 비겼지만 연장전 막판인 연장후반 14분과 15분에 각각 파비오 그로소와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에게 연속골을 내줘 0-2로 패했다. 이탈리아는 개최국 독일을 꺾은 뒤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승부차기 끝에 물리치고 우승까지 차지했다.
유로 2012에서도 양팀은 4강전에서 만났다. 역시 승리는 이탈리아였다. 이번에도 내용은 대등했지만 승리는 이탈리아가 차지한 경기였다. 당시 경기에서 이탈리아는 전반에만 마리오 발로텔리가 2골을 기록해 경기 막판 메수트 외질이 페널티킥으로 1골을 만회한 독일에 2-1로 승리했다.
▲독일 뢰브 감독 "이탈리아 트라우마 없다"…이탈리아 콩테 감독 "현상황에서 독일은 완벽한 팀"
이번 대회 8강에서 이탈리아와의 격돌을 앞두고 요아힘 뢰브 독일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첫 번째 언급은 "이탈리아 트라우마는 없다"였다. 이번 대회에서 양팀이 보여준 경기력만 놓고보면 공히 장단점이 드러났지만 독일쪽이 좀 더 우세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독일은 앞선 4경기에서 6골, 무실점이다. 반면 이탈리아는 5골을 넣었고 1골을 내줬다. 독일은 대회에 잔류해 있는 팀들 중 유일한 무실점을 기록중이고 이탈리아보다 공격력에서 다소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지난 3월에 열린 이탈리아와의 평가전에서 4-1로 대승을 거둬 이탈리아 트라우마를 다소 떨쳐내기도 했다.
하지만 독일 입장에서 이탈리아와의 경기는 언제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과거 메이저대회에서의 맞대결 때마다 당시의 전력과는 관계없이 이탈리아가 좋은 결과들을 얻어냈기 때문이다. 경기를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서 뢰브 감독이 이탈리아 트라우마를 언급한 것도 이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이탈리아는 유벤투스 수비수 트리오 레오나르도 보누치, 안드레아 바르잘리, 지오르지오 키엘리니 등 이른바 'BBC 수비라인'이 여전히 막강하다. 마누엘 노이어라는 걸출한 골키퍼를 보유한 독일이지만 이탈리아 역시 지안루이지 부폰이라는 빼어난 수문장까지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뢰브 감독은 "이탈리아의 수비 뿐만 아니라 공격력 역시 경계 대상"이라고 밝혔다. 수비적인 전술로 나서지만 결정적인 한방을 터트려 경기를 승리로 가져갈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설명이다. 이어 최근 이탈리아와의 평가전에서 거둔 4-1 대승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역대 전적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이탈리아 안토니오 콩테 감독 역시 조심스럽긴 마찬가지다. 그는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현 상황에서 독일은 가장 완벽한 팀"이라고 극찬했다. 콩테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온 부폰 골키퍼 역시 노이어에 대해 "나와 같은 나이든 골키퍼를 노이어와 비교하는 것은 그에게 모욕일 것"이라며 "노이어는 최근 몇 년간 최고의 골키퍼임을 충분히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콩테 감독 역시 패한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그는 "이번 경기가 아주 볼만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전제하며 "승리를 위해 강도높은 훈련을 했고 경기에서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발휘해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승리의 여신은 어느 팀으로?…선수 가용폭은 독일이 근소한 우세
이번 경기를 앞두고 전반적인 평가는 독일의 근소한 우세쪽으로 기울어진다. 독일은 23명의 선수들 중 징계나 부상으로 출장이 불가능한 선수가 없다. 반면 이탈리아는 티아고 모타가 경고 누적에 의한 징계로 출장할 수 없고 안토니오 칸드레바는 부상으로 출장하지 못한다. 다니엘레 데 로시 역시 몸상태가 좋은 편은 아닌 만큼 100%의 컨디션 발휘에 의문부호가 따른다.
독일은 마리오 고메스를 원톱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대인 마크가 좋고 몸싸움에도 능한 이탈리아 수비진을 상대로 힘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마리오 괴체를 '가짜공격수'로 배치하는 것보다 전형적인 공격수 고메스를 투입하는 편이 나을 것으로 보인다. 슬로바키아와의 16강전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인 율리안 드락슬러가 괴체 대신 이선에서의 한 자리를 차지해 토마스 뮐러, 메수트 외질과 함께 이선 공격수로 나설 가능성도 높다. 특히 드락슬러는 최근 이탈리아와의 평가전에서도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인 바 있어 이번 경기에서 가장 기대되는 선수다.
반면 이탈리아는 에데르와 그라지아노 펠레가 공격을 이끌 전망이다. 점유율에서 밀린다 해도 BBC 수비라인의 철벽방어와 이들의 빠르고 치명적인 역습이 성공을 거둔다면 독일을 충분히 어려움에 빠트릴 수 있다.<릴/프랑스=게티/포커스뉴스> 독일 선수들이 6월13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릴 스타드 피에르-마우로이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의 유로 2016 C조 조별라운드 1차전에서 쉬코드란 무스타피의 선제골이 터지자 함께 환호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이매진스(릴/프랑스=게티/포커스뉴스) 요아힘 뢰브 독일 감독이 지난 13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와의 유로 2016 C조 조별라운드 1차전에서 경기장에 있는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게티이미지/이매진스<툴루즈/프랑스=게티/포커스뉴스> 이탈리아 공격수 에데르가 17일 오후 10시(한국시간) 프랑스 툴루즈 스타디움 무니시팔에서 득점 후 골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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