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결정, 왜 화장품주가 급락했나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7-11 16:2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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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대중 무역 의존도…한-중 관계 불확실성이 악재로

항공주, 단기적 부정적 영향…외교 분쟁이 항공 수요↓
△ 발표하는 류제승 정책실장

(서울=포커스뉴스) 한미 양국이 8일 사드 배치 결정을 내리자 화장품주, 카지노주 등에서 국내 주식 3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이 빠져나갔다.

특히 화장품업종은 중국의 보복 표적이 될 것을 우려해 4.5%가 급락했다. 한국과 중국 간의 관계 불확실성이 화장품주에 악재로 작용한 탓이다.

현재 한국의 화장품산업은 중국과의 교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2015년 기준 산업의 약 25% 내외가 면세점, 중국 현지 사업 등 대중국인 수요에 노출된 상태다. 무역수지의 경우 중국이 52%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중 무역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이 사드 배치에 따른 경제보복 조치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중국 비중이 높은 생활용품 등 중국 소비관련주 변동성이 확대되고 한국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다.


중국 내 여론도 심상치 않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국 측과 경제관계 및 왕래를 중단하고 관련 기관·기업 등을 제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사설에 대해 중국인 90% 가까이가 제재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허핑턴포스트 등 외신은 중국 내 반한감정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고조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한국인들은 배신자다. 그들이 등 뒤에서 우리를 찌른 격"이라며 한국을 비난했다.

중국 정부가 본격적 제재에 나서지 않더라도 중국인들이 한국 제품 불매운동 등에 나설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셈이다.

NH투자증권 한국희 연구원은 "사드 배치로 인한 양국 간 관계 악화가 실제 소비자들의 브랜드 선호도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면서도 "심리적 부담감은 있다. 당분간은 사드와 관련한 위험을 소화할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하나금융투자 박종대 연구원은 "사드 배치에는 정치적 요소가 많이 들어가 있어 중국 정부와 소비자가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수출 등 숫자로 확인되는 지표에서 이상 징후가 발표되면 화장품 업종에 대한 밸류에이션 하향 조정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화장품주들이 2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에 신고가를 경신한 직후라 차익 실현 욕구 등과 결합해 주가 하방 압력이 다소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항공주 또한 단기적으로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외교적 분쟁이 항공 수요 감소 원인으로 작용하는 탓이다. 지난 2012~2013년 한국과 일본의 독도 영토 분쟁이 한창일 때 방한 일본인 수가 감소한 바 있다.

해외 사례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2010년 9월 일본과 중국이 센카쿠 열도 분쟁을 벌이자 이후 3개 간 방일 중국인 감소 폭이 크게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대신증권 이지윤 연구원은 "여행 성수기 시작인 7월에 사드 배치 뉴스가 발표됐다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8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류제승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주한미군 사드(THAAD) 배치 결정과 주한민국의 사드 배치 가능성에 대한 공식협의 개시를 발표하고 있다. 2016.07.08 성동훈 기자 <자료제공=대신증권>'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관계자 및 사드 한국 배치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 대사관 앞에서 사드 한국 배치 결정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2016.07.11 김흥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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