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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물가 안정에 햇살 비춰라 |
(서울=포커스뉴스) 14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치고 사상 첫 물가설명회를 열었다.
이번 설명회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연속 물가안정목표치 2%를 ±0.5%포인트 초과한 배경 속에 열렸다. 올해 소비자물가는 0.8~1.3%사이에서 움직였다. 올 1월 0.8%, 2월 1.3%, 3월 1.0%, 4월 1.0%, 5월 0.8%, 6월 0.8%로 6개월 평균은 0.95%로 그쳤다. 한은이 목표한 2%의 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에 미치지 못한 이유로 저유가를 꼽았다. 이 총재는 "수요 측면 상승 압력이 미약했으나 이보다는 국제 원자재 가격이 큰 폭 하락한 데 주된 원인이 있었다"며 "국제 유가는 오름세 보였으나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35% 낮은 수준을 보이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8%포인트 낮췄다"고 말했다.
이어 올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1%, 내년 1.9%로 전망하면서 국제 유가 하락세가 해소될 것으로 봤다. 이 총재는 "올 하반기에도 유가는 여전히 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내년에는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전체 물가를 0.2~0.3%포인트 높이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물가를 올리기 위해 금리 인하도 가능하다고 짚었다. 이 총재는 "지난 2014년과 2015년 각각 두 차례, 지난달에도 한 차례 금리를 내렸다"라며 "이는 실물 경제 활성화 뿐만 아니라 물가 목표 관리도 유념해서 결정한 것으로 수차례의 금리 인하는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 하락 압력을 낮추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주열 총재와의 일문일답.
-단일수치에 정확히 일치하기는 불가능하다. 물가가 중기적으로 수렴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봤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은 한은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내가 설명한 물가안정목표제 의미를 충분히 이해 못해서 나온 해석이다. 물가목표를 범위나 변동 허용폭으로 제시하는 방식은 일반인이 볼 때 물가상승률이 목표 범위 내에서 움직이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해야 한다는 소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러나 물가를 주어진 범위 안에 들어가도록 하기 위해 정책을 경직적으로 운용하면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 물가는 항상 예상치 못한 충격으로 목표 범위를 이탈할 수 있는데 이를 범위 내로 다시 들어오게 하려고 경직적으로 정책을 운용하면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
단일목표 제시방식은 이러한 경직적 정책 운용을 지양한다. 경기와 물가의 긴 흐름,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긴 시계에서 정책을 운용하겠다고 하는 취지를 담고 있다. 목표를 변동허용폭으로 제시하든 단일수치로 제시하든 한은이 물가안정 책임을 소홀히 하거나 회피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접근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오늘 전망 발표를 보면 내년 상반기 물가상승률이 한은 목표치와 같다.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했는데 2%보다 더 높을 경우에도 완화적 기조를 바꿀 일이 없다는 의미인가.
▲2%에 도달했다고 해서 이를 통화정책 기조 전환 시점으로 이해하면 안 된다. 전반적 경기 상황, 금융안정, 대외여건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운용해나가겠다.
-전망 전제치 가운데 원유 도입 단가를 보면 하반기 배럴당 40달러, 내년 49달러로 돼있다. 이게 물가상승률에 몇 퍼센트(%)나 기여할지.
▲유가의 물가에 대한 기여도는 조사국에서 경제 전망 시 설명할 것이다. 지금 1~6월 중 물가 하락에 미치는 영향이 0.8%포인트라고 했다. 지금 0.9%포인트인데 근원 인플레이션이 1.7%니까 0.8% 마이너스로 봤다. 하반기에도 유가는 여전히 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내년에는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전체 물가를 0.2~0.3%포인트 높이는 효과를 낼 것이다.
-물가 하방 리스크 커질 경우 줄여나가도록 노력하고 상방 리스크는 현재화되더라도 신중을 가하겠따는 등 비대칭적 경제대응을 하겠다는 의미같다.
▲물가안정목표를 상당폭 이탈할 것으로 전망되는 경우, 경기나 금융안정 등 여타 고려 사항이 없다면 상방이든 하방이든 모두 정책 대응이 필요할 것이다. 어느 한 쪽을 크게 우려한 스탠스는 아니다.
-저물가 요인을 국제 유가 등 외부 요인으로 설명했다. 국내 요인이 적으니까 국내 통화정책으로 조율할 수 있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의미인가.
▲저물가는 공급 충격에 기인한 바가 커 통화정책만으로 목표 도달에는 한계가 있다.
-선진국도 물가관리에 실패했다. 선진국과 비슷하게 한국도 2%후반으로 물가 목표를 잡은 이유는. 이 정도가 경제적으로 안정적 성장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한 수치인가.
▲물가목표를 정할 때는 우리 경제의 기조적 흐름, 구조 변화, 앞으로 예상되는 경제 상황에 맞는 적정 인플레이션 수준을 감안해 한다. 미국이나 일본보다 국내 성장세가 더 높으나 우리 경제 구조 변화 적정 인플레이션 등 언급한 것들을 감안했다.
-한은이 할 수 있는 물가관리 중 통화정책 말고 다른 방법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금리 인하가 있다. 지난 2014년과 2015년 각각 두 차례, 지난달에도 한 차례 금리를 내렸다. 실물 경제 활성화 뿐만 아니라 물가 목표 관리도 유념해서 결정한 것이다. 수차례의 금리 인하는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 하락 압력을 낮추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국제 유가가 전망대로 높아지지 않을 경우.
▲내년 물가 상승률을 2%로 보고 있는데 이를 많이 밑돌면 중기 목표 수정이 의미가 있느냐는 질문이라고 본다. 내년에는 2% 수준에 가까운 정도의 상승률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가가 목표에서 많이 이탈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생기면 그 때 생각하겠다. 물가가 이탈한다고 해서 자주 바꾸는 것도 통화정책 신뢰성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물가안정라고 하는 한국의 중요 지표를 한은 혼자서 하는 게 맞는가. 정부에서는 물가를 올리겠다는 얘기를 싫어하나 한은은 정부와 협조 차원에서 물가 안정을 시도해야 하는 것 같다. 통화정책 말고도 정부가 해야 하는 역할, 한은의 역할은 무엇이 있을지.
▲물가에 영향을 주는 것은 통화정책뿐만 아니라 정부의 다양한 정책이 있다. 공공요금 관리 정책, 산업정책, 복지정책도 부분적으로 물가에 영향을 준다. 물가 안정이 한국은행만의 것이라고 하는 시각은 한계가 많다. 사실상 목표 물가는 타국의 경우 정부나 중앙은행이 무조건 지켜야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지는 않다.
물가목표제는 기대 인플레이션을 관리하고 통화정책을 구현하는 앵커 역할을 하고 있다. 물가목표제 중요성은 이해하지만 이는 모든 것을 제쳐두고서라도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중앙은행의 책임성을 다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이해하지 말아달라.
(장민 조사국장 보충 설명) 정부는 물가 관리를 안 하고 한은이 하는 거 아니냐고 했다. 한은 통화정책은 물가로 가야한다는 게 아니라 경기상황을 보고 물가로 가자는 것이다. 정부도 마찬가지로 경기에서 물가로 가는 기조이기에 이를 이분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서울=포커스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최근의 물가안정목표제 운영상황에 대해 설명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2016.07.14 양지웅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최근의 물가안정목표제 운영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6.07.14 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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