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도박' 안지만-'승부조작' 문유람·이태양…도박 늪 빠지는 스포츠계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7-21 15:5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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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뒤흔든 '정킷방' 원정도박 스캔들

인터넷 도박부터 승부조작까지…야구·축구·농구·배구 전방위 연루

잇따른 도박 스캔들…왜?
△ 대화하는 오승환

(서울=포커스뉴스) 3연패 사슬을 끊어내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해야 할 삼성라이온즈가 충격에 휩싸였다.

소속 투수 안지만 선수가 불법도박 사이트 개설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탓이다. 뿐만 아니라 해를 넘기며 수사가 이어져온 원정도박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가 결과가 이날 발표되면서 충격을 더했다.

경찰은 안지만 선수에 대해 원정도박 및 국내 도박사이트를 통한 상습 도박 혐의를 적용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성환 선수는 '참고인 중지' 의견으로 송치됐다. 참고인 중지란 피의자의 혐의 입증을 위해 참고인 진술이 결정적인 상황에서 참고인이 소재불명일 경우 사법처리를 보류하는 조치를 말한다.

연이은 '도박 스캔들'에 삼성 측은 KBO측에 안지만 선수에 대한 계약 해지 승인을 요청하기도 했다.

스포츠 스타의 도박 스캔들은 비단 안지만 선수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동안 프로야구는 물론 다양한 종목의 스타들이 상습도박으로 세간의 도마에 올랐다. 스포츠 선수들은 왜 도박의 늪에 빠지게 된 걸까.

◆ 프로야구 뒤흔든 '정킷방' 원정도박 스캔들



프로야구를 흔든 원정도박 스캔들은 지난해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검찰은 동남아 일대 카지노를 중심으로 운영되던 이른바 '정킷(junket)방'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진행했다. 폭력 조직은 물론 정운호(51)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등 다수가 연루된 원정도박 사태에 프로야구 선수들도 이름을 올렸다.

오승환(33) 선수와 임창용(39) 선수는 원정도박 혐의로 벌금 700만원에 약식기소됐다. 도박 액수가 비교적 적고 상습성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점이 이유였다.

사실상 선처성 처분이 내려졌지만 프로야구가 입은 타격은 상상이상이었다.

이후 불거진 것이 안지만 선수와 윤성환 선수에 대한 원정도박 논란.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1일 해외 원정도박과 국내 인터넷 도박을 한 혐의(상습도박)로 안지만 선수를 불구속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반면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성환 선수는 '참고인 중지' 의견으로 송치됐다. 참고인 중지란 피의자의 혐의 입증을 위해 참고인 진술이 결정적인 상황에서 참고인이 소재불명일 경우 사법처리를 보류하는 조치를 말한다.

경찰은 핵심피의자인 정킷방 운영 총책 박모(32·지명수배)씨가 아직 국내로 입국하지 않고 있는 상태인 만큼 이들이 귀국해 수사를 받게될 경우 윤성환 선수에 대한 수사도 재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지만 선수와 윤성환 선수는 2014년 12월 두차례에 걸쳐 동남아 일대 카지노를 중심으로 영업되는 이른바 '정킷(junket)방'을 찾아 수억원대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정킷방의 최소 예치금액이 3~4억원에 달하는 만큼 안 선수가 이 이상의 금액을 썼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정킷방에서 안지만 선수를 봤다는 목격자 2명의 증언에 따라 수사를 이어왔다. 다만 이들이 함께 도박을 즐겼는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지만 선수의 경우 2014년 초부터 지난해까지는 국내에서 수억원 규모의 인터넷 도박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당초 윤성환 선수 역시 지인 계좌를 통해 인터넷 도박을 한 것으로 파악했지만 뚜렷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

◆ 인터넷 도박부터 승부조작까지…야구·축구·농구·배구 전방위 연루


스포츠계에 도박 논란이 불거진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먼저 지난 2008년에는 26명의 선수들이 불법 인터넷 도박 사건에 연루된 바 있다. 당시 그 중 10여명의 선수가 삼성라이온즈 소속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2012년에는 LG트윈스 에이스였던 박현준 선수가 경기조작 혐의로 KBO리그에서 영구 제명됐다. 법원은 박현준 선수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했다.

또한 문우람 선수와 이태양 선수 역시 올해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21일 이태양 선수를 불구속 기소하고 군 복무중인 문유람 선수의 경우 군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특히 이번 사건은 문우람 선수가 브로커와 이태양 선수에게 먼저 승부조작을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축구 역시 희대의 승부조작 스캔들로 휘청했던 적이 있다.

지난 2011년 5월 50여명의 전현직 선수들이 불법 스포츠 도박 브로커에게 돈을 받고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처음 출발은 지방 도시민 구단의 현역선수 2명을 체포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이후 50여명의 선수들이 줄지어 검찰에 기소되면서 축구팬들에 실망을 안겼다.

K리그는 선수자격 영구 박탈이라는 초강수를 두며 사태를 수습했고 그라운드 복귀를 노렸던 선수들은 냉담한 팬들 반응을 마주해야 했다.

농구는 강동희 전 동부 감독이 연루된 승부조작 스캔들로 몸살을 알았다.

강동희 전 감독은 지난 2013년 3월 브로커의 부탁으로 승부를 조작하고 그 대가로 수고비를 챙긴 혐의로 징역 10월에 추징금 4700만원을 선고받았다. 또한 전창진 전 KGC 감독 역시 베팅한 경기 후반에 고의로 후보선수들을 투입해 패배를 유도하는 등의 방법으로 부당한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퇴출되기도 했다.

이밖에도 프로 배구 역시 지난 2012년 승부조작으로 전·현직 선수 16명이 영구 추방되기도 했다.

◆ 잇따른 도박 스캔들…왜?

스포츠 선수들이 연이어 도박 스캔들에 연루되는 이유로 폐쇄적인 훈련 환경과 과도한 스트레스 등이 꼽힌다.

스포츠 선수들의 심리치료를 담당한 적이 있다는 한 정신과 전문의는 "스포츠 선수들은 대게 합숙훈련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트레스를 풀 곳은 없고 갇혀 있게 된다"며 "스트레스 해소 창구를 찾던 중 도박에 빠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원정훈련을 떠나거나 했을 때 도박을 즐기는 정도였던 것 같은데 요즘은 환경 자체가 다르다"며 "스마트폰으로 쉽게 도박을 할 수 있게 되다 보니 선수들이 훈련을 마치고 도박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포츠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승부 근성'이 있지 않느냐"며 "그렇다 보니 도박을 통해 이런 욕구를 해소하려는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도박 사건이 터지면 보통 2~3명에서 많게는 수십명이 연루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스포츠 선수들이 폐쇄적인 생활을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함께 지내는 합숙소 생활 등을 통해 이같은 방식의 도박이 손쉽게 퍼져나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정신과 전문의는 "선수들에게 다른 차원으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함과 동시에 불법적인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단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번의 달콤한 유혹으로 평생 선수생활을 잃을 수도 있다는 점을 선수들이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이달 초 사단법인 한국프로스포츠협회(회장 권오갑)는 프로 야구·축구·농구·배구·골프 선수들과 임직원 등 구성원들의 불법·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교육교재를 발간하기도 했다.

국내 프로스포츠 구성원 전원을 대상으로 공통된 내용의 부정방지 교육교재를 발간하는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정정당당, 승부조작 없는 경기 ▲승부조작, 이겨내는 법 ▲순간의 유혹, 모든 것을 잃은 최후 ▲프로는 늘 정정당당하게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 ▲프로스포츠인 서약서 등 6가지 내용이 담겨 있다.(인천/한국=게티/포커스뉴스) 안지만이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호투하며 엄지를 추켜세우고 있다. 2016.07.20 ⓒ게티이미지/이매진스 21일 오후(현지시간) 일본 오사카 교세라 돔 오사카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 한신 타이거스의 경기에 앞서 오승환이 동료선수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2015.08.21 김인철 기자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프로야구 NC-두산 경기에서 2회말 NC 선발투수 이태양이 투구하고 있다. 2016.04.05 우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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