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재배포 해프닝도 빈번
(서울=포커스뉴스) 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기업들이 올림픽 관련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만 올림픽 공식 후원업체가 아니면 올림픽 관련 광고 문구를 일절 쓰지 못하는 규정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올림픽을 암시하는 단어를 '은근슬쩍' 끼워넣고 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룰40'을 도입했다. 룰40은 올림픽 공식 스폰서가 아니면 올림픽과 관련된 마케팅을 하지 못하게 하는 규정이다. 막대한 비용을 치른 후원업체들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2016 리우 올림픽을 후원하는 업체들은 삼성, 코카콜라, 맥도날드, 제너럴일렉트로닉스(GE), 파나소닉, 피앤지(P&G), 비자(VISA) 등 초국적 기업들이다.
이 규정에 따라 올림픽 공식 후원업체가 아닌 기업들은 '올림픽' '리우' '리우데자네이루' '금메달' 같은 단어들을 광고에 사용할 수 없다. 심지어 '노력' '성적' '도전' '경기' '여름' '승리' 같은 보통명사들도 사용을 엄격하게 제한 받는다. 스폰서가 아닌 기업이 올림픽 출전 선수를 광고에 이용할 경우 해당 기업은 제재를 받고 선수는 메달까지 박탈 당할 수 있다.
하지만 전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는 올림픽을 그냥 지나갈 순 없는 일. 최근 올림픽 비공식 후원업체들 사이에서 '앰부시(ambush·매복) 마케팅'이 활발한 이유다. 앰부시 마케팅은 숨어서 기습적으로 홍보 활동을 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이런 까닭에 산업계에선 웃지못할 해프닝도 벌어진다. 최근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기업들이 보도자료에 '올림픽' 단어를 썼다가 황급히 거둬들이기도 했다. 몇몇 유통업체들은 지난 2일 오전 기자들에게 '올림픽'을 명시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가 약 2시간만에 '국가대항전' '승리 기원' 같은 표현으로 단어들을 바꿔 수정판을 재배포했다.
업계에선 "규제 기준이 모호하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비후원사들이 보도자료에서 '올림픽' 문구를 삭제해도 보도자료가 기사화되는 과정에서 해당 문구가 들어가면 이를 규제할 근거나 기준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룰40이 적용되는 규제 대상은 언론사가 아닌 기업이며, 생소한 단어 '국가대항전'을 대중에게 익숙한 표현 '올림픽'으로 바꿔쓰는 건 기자로선 당연한 일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앰부시 마케팅이 애매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내용을 보지 않고선 판단하기 어렵다"라며 일부 기준이 모호한 사례가 있음을 인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도자료에 관련 문구가 없어도 기사로는 포함돼 나갈 수도 있는 건데 효과가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당혹감을 토로했다.(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게티/포커스) 리우올림픽 개막을 앞둔 2일(현지시간) 2016 올림픽 화이트 워터 스타디움 앞에 올림픽 상징물이 설치돼 있다. 2016.08.03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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