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 사의…“형소법 개정 안타깝고 막막”…대법원 "재판 길어질 수 있어 현행 구속제도 손봐야“
[부자동네타임즈=조영재 기자]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없애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7월31일 여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1954년 형사소송법이 제정 이래 가장 큰 사법체계 변화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로써 드라마의 단골 소재였던 ‘수사하는 검사’의 모습은 이제 사라지게 됐다. 개정 형소법에 따르면 앞으로 검사는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만 할 수 있다. 이 경우 경찰은 1개월 안에 보완수사를 마쳐야 하며, 그 결과를 검사에 알려야 한다. 수사 기간은 필요에 따라 최대 1개월 연장할 수 있다.
7월31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검사의 수사권을 폐지하고 공소기각 요건을 확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 주도로 통과됐다. 표결 결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재석의원 178명 중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민주당 곽상언 의원과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반대했고, 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기권표를 던졌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7월31일 국회에서 열린 7월 임시국회 제3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여당 주도로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법 개정에 반대한 국민의힘은 전날부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섰지만, 민주당은 24시간이 되는 시점인 이날 오후 4시 6분 이를 강제 종결 시켰다. 재적 183명 중 183명 전원이 필리버스터 종료에 찬성했다. 국회법에 따라 필리버스터는 24시간이 지나면 재적(299명) 5분의 3(180명) 이상 찬성으로 강제 종결할 수 있다.
이날 통과된 개정안에는 보완수사권을 포함해 오는 10월 신설되는 공소청 검사의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수사 과정에서의 모든 자료를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기록하도록 했다. 피해자 보호를 위한 장치로는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할 경우 고소인·피해자·고발인이 이의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이에 필요한 사건 기록 열람·등사 권한도 부여했다.
개정안에는 ‘중대한 위법’ 수사를 근거로 해서 공소가 제기된 경우와 검사가 공소권을 ‘현저하게 남용’했을 경우 법원이 공소를 기각할 수 있다는 내용도 추가됐다.
기존에는 ▲공소가 취소됐을 때 ▲피고인에 대해 재판권이 없을 때 ▲동일한 사건에 대해 이미 확정판결이 있었을 때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을 위반해 무효일 때만 공소기각 판결 선고가 가능했다. 야권은 이번에 추가된 공소기각 조항이 이재명 대통령 재판의 공소 기각을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은 2025년 9월26일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리고 이날 검사의 수사권까지 완전히 없애면서 정부여당이 주도해온 검찰 개혁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개정된 법들에 따라 2026년 10월2일에는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한다. 공소청의 검사는 공소 제기와 재판 유지만을 담당하고 수사는 못 한다. 수사는 중수청과 경찰이 하게 됐다. 우리 헌정사 사법체계의 가장 큰 변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청와대는 성기홍 홍보소통수석 명의 입장문을 내고 “청와대는 국회의 입법 과정과 최종 판단을 존중한다”며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통해 권력의 독점과 남용을 막는 한편, 피해자와 국민 인권 보호 수준을 높임으로써 형사사법 시스템이 국민 곁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서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 사의…“형소법 개정 안타깝고 막막”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7월31일 검사의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에 대해 “안타깝고 막막한 심정을 감추기 어렵다”며 사의를 밝혔다. 구 직무대행은 이날 오후 대검찰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형사소송법 개정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방금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15일 취임한 지 258일 만이다.
구 직무대행은 이날 퇴근길 도어스테핑에서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부분에 대해 검찰구성원 모두의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그런 이유로 제도 개편이 이뤄지더라도 실체적 진실 발견이 어렵고 피해자를 비롯한 사건 관계인을 보호하는 검찰제도의 본질이 훼손돼선 안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동안 국민 권리를 보장하고 범죄로부터 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 개편 방향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며 “이번 개정안이 검사가 수사 기록에만 의존해서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밖에 없고 피해자 보호에 충실하기 어려우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비효율적 구조를 갖고 있다는 우려도 지속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나 이런 부분들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됐다”며 “안타깝고 막막한 심정 감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7월15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한 뒤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개정안이 정부에 이송되더라도 그 법이 시행됐을 때 제도 공백은 없을지, 국민 보호에 부족함은 없을지 한번 더 살펴봐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재석의원 178명 중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가결했다. 법안 처리에 반대하며 전날 개정안의 본회의 상정 직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신청해 토론을 이어 온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형소법 개정안에 대법원 "재판 길어질 수 있어 현행 구속제도 손봐야“
검사의 직접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대법원이 “재판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며 구속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7월31일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실에 이같은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제출했다. 법원행정처는“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법정에서의 증거조사와 심리가 한층 충실하게 이뤄질 경우 심리에 소요되는 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 /연합뉴스
검찰의 보완수사가 없어지면 수사 단계에서 부실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커, 재판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취지이다. 그러면서“현행 구속기간 제도하에선 충실한 심리와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조화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구속기간의 합리적 조정이나 조건부 구속·석방제도의 도입 등 인신구속 제도의 개선은 이러한 관점에서 입법적으로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현행 제도상 1·2심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 3심은 최대 8개월까지 가능하다. 구속된 피고인의 형사 재판이 해당 기간 안에 끝나지 않으면 피고인은 재판 도중 풀려난다.
국회는 이날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재석 178명 중 찬성 175명으로 가결했다. 형소법 개정안 처리에 반대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불참했다. 개정안에 따라 검사의 보완수사권과 직접 영장 청구권은 폐지됐다.
대법원은 “어떤 제도하에서든 법정에 현출된 증거를 바탕으로 공정하고 충실하게 심리한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며 “피고인의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고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는 데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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