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채권단 협상, 21~22일 EU 정상회의가 고비
ECB, 그리스에 긴급유동성지원 11억 유로 증액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그리스와 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 분할금 지원 등과 관련한 협상이 오는 21~22일 예정된 '유럽연합(EU)-동부파트너십 정상회의'에서 고비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스 일간 프로토테마는 13일(현지시간) 그리스 정부는 기술적 협상을 중단하고 정치적 차원에서 협상을 지속할 방침으로 EU-동부파트너십 정상회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회의에는 EU 회원국과 옛 소련권 6개국 정상이 참여하며,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서 열린다.
프로토테마는 그리스 각료들은 실무진이 벌이는 기술적 협상에선 그리스가 설정한 '금지선'(red line)의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에 추가 타협안은 나올 수 없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스 ANA-MPA 통신도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전날 내각회의에서 '그리스는 협상 타결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타협안을 내놨기 때문에 채권단이 타협안을 제시해야 할 때'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또 임금근로자와 연금생활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 긴축 조치는 허용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의 11일 회의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하고 이달 말까지 타결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리스 고위 관리들도 이달 말에 합의할 타협안이 총선 공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국민투표를 치를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나 채권단은 연금 수급 개시연령을 올리고 부가가치세율 인상 등을 통해 재정수지 흑자를 늘려야 한다며 이견을 보이고 있다.
다만 금지선의 하나인 노동관계법은 단체교섭을 부활한다는 원칙에는 합의하고 채권단이 대량해고 요구를 철회해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치프라스 총리는 21~22일 EU 지도부, 회원국 정상들과 별도 회담을 하고 남은 쟁점들을 정치적 차원에서 타협점을 찾는 시도를 할 것으로 전망됐다.
아울러 그리스 관리들은 이달 안에 유로그룹이 긴급회의를 열어 협상 타결을 승인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도 지난 11일 회의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기관들(채권단)이 성공적인 협상 체결의 기반이 마련됐다고 확인하면 회의를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전날 전화회의를 통해 그리스 시중은행에 제공하는 '긴급유동성지원'(ELA) 한도를 11억 유로 늘린 800억 유로로 결정했다.
ECB 일각에서는 그리스의 담보가치를 할인해 ELA를 제한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지난 11일 유로그룹이 협상의 진전을 공식화함에 따라 ELA 증액을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ECB는 지난 2월 투기등급인 그리스 국채를 예외로 담보로 인정했던 조치를 중단해 그리스의 유동성 지원을 ELA로 제한했다.
다만 ECB는 거의 주간 단위로 20억~50억 유로씩 ELA 한도를 늘려 2월에 600억 유로였던 한도를 3개월 만에 200억 유로 증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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