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2만5천명 감원"…대중국 투자는 확대(종합)
중국 등 아시아 시장으로 무게중심 이동… "연말까지 런던 본사 이전 검토"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유럽 최대은행인 HSBC는 전 세계 직원의 약 10%인 2만5천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HSBC는 은행 영업의 무게 중심을 아시아 시장, 특히 중국 시장으로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HSBC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변화한 세계에 맞춰 우리가 변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감원 등을 담은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HSBC는 전 세계에 걸쳐 26만6천명의 인력을 두고 있다.
HSBC는 4만8천명의 직원을 둔 영국에서 약 8천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감원은 주로 소매금융과 투자은행 부문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 나머지 지역에서 1만7천명을 각각 감원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HSBC는 터키와 브라질 내 영업망을 매각하고 철수하기로 했다.
HSBC는 브라질에 853개 지점과 2만1천여명의 인력을 두고 있다.
10개 항목으로 이뤄진 구조조정 계획을 통해 오는 2017년까지 45억 파운드(약 7조7천어원)에서 50억 파운드(약 8조6천억원)의 비용을 절감한다는 목표다.
HSBC는 2011~2013년 이미 4만명의 인력을 감축했다.
HSBC의 구조조정 계획의 또다른 한 축은 아시아, 특히 중국에서의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HSBC는 "앞으로 10년 동안 아시아가 높은 성장을 달성하고 세계 교역의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아시아, 특히 중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은행 전체 위험가중자산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의 33%에서 4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현재 HSBC 전체 인력의 3분의 1 정도인 아시아 영업망은 은행 전체 이익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HSBC가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아시아 시장 강화 전략을 삼은 것이다.
아울러 HSBC는 올해 연말까지 영국 런던에 있는 본사를 아시아로 이전하는 문제에 대한 검토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영국 내 인력 감축과 브랜드명 변경을 담고 있는 이번 구조조정 계획은 본사를 이전하는 결론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새로운 HSBC 본사 소재지로는 홍콩 또는 싱가포르가 거론되고 있다. 홍콩에서설립된 HSBC는 1992년 당시 영국 내 대형 은행인 미들랜드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본사를 런던으로 옮겼다.
HSBC가 이 같은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외환시장 개입 혐의와 금리조작 혐의 등으로 미국 및 유럽 사법당국과 금융감독당국에 거액의 벌금을 낸데다 스위스 지점에서 고객들의 탈세를 도왔거나 방조했다는 의혹이 폭로되는 등 은행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
영국에 있는 CCP 리서치 재단은 2010~2014년 HSBC가 부담한 벌금 및 합의금, 향후 법적 비용에 대비한 충당금이 모두 89억 파운드(약 15조2천억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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