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협상 테이블에 올라온 세월호특조위 연장안
대권 행보 스타트 김무성, 팽목항 찾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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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
(서울=포커스뉴스) 정치권이 다시 세월호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지난 2014년 침몰한 세월호가 다음 달 말 인양될 것으로 보이면서 국민적 관심이 쏠리자 자연스레 정치권의 시선도 세월호로 모아지고 있는 탓이다.
또 내년 대선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에 나설 수밖에 없는 정치권이 현안이슈로 세월호를 설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야권은 지난 6월 30일 종료된 세월호 특조위의 활동 연장을 연일 촉구하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따라서 20대 국회 들어 목소리가 커진 야권은 여권과의 협상테이블에 특조위 연장안을 올려놓으면서 정치권의 이목은 세월호로 집중되는 양상이다.
◆ 단식 농성 이석태 세월호 특조위원장 찾은 우상호
여야는 특조위의 활동기간 연장안 문제를 두고 첨예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때마침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를 위한 8월 국회 의사일정 논의를 하고 있는 가운데 더민주가 특조위 활동 기간 연장을 8월 국회 의사일정 합의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석태 세월호 특조위원장을 찾았다. 이석태 위원장은 지난달 27일부터 세월호 특조위의 활동기간 연장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우 원내대표는 "곧 세월호가 인양될 텐데, 특조위와 유가족이 함께 선체를 조사해야 할 것 아니냐"면서 "다시 한 번 정부·여당은 세월호 문제의 진상조사를 방해하지 말고 정상적 활동을 보장해 달라"고 촉구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 위원장과의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기간 연장과 관련 "3개월 동안 꽤 좋게 오래 얘기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무응답으로 나올 수 있느냐"며 "이러면 한 번 엎어야지"라는 말로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우 원내대표는 또 "(세월호 문제에 대해) 3개월 동안 참은거다. 그동안 좋은 말로도 하고 호소도 하고, 자기 가족처럼 생각하자라고도 했다"라며 "너무 오래 참았다. 이제 내 색깔을 내야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또한 "세월호 문제는 활동을 연장한다고 한 마디만 하면 끝나는 문제다. 복잡한 문제가 아니"라면서 "제일 쉬운 문제인데 안 풀리는 건 조건이 어려운 게 아니라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협상을 통해 의지를 불어넣고 싶었는데, 협상이 안 되면 투쟁과 협상을 병행해야겠다"고 말했다.
◆ 8월 국회 의사일정, 세월호특조위 연장 문제로 협상 난항
세월호 특조위 활동기간 연장에 대한 강력한 야권의 의지는 같은 날 진행된 여야3당의 8월 국회 의사일정 협상장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새누리당 김도읍·더불어민주당 박완주·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실에서 회동을 갖고 임시국회 일정을 비롯해 추경 일정과 조선해양 구조조정 관련 청문회 등에 대해 협의를 벌였지만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활동기간 연장 문제를 둘러싸고 입장차를 보이며 아무런 합의를 보지 못한 채 결렬됐다.
박완주 원내수석은 80여분의 회동을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아무것도 합의된 것 없다"고 전했다.
박 수석은 "(새누리당이) 특조위 연장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얘기하다가 지금에 와서는 6월 30일에 (특조위가) 끝났기 때문에 국회특위를 만들어 조사하자고 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또 "농해수위에서도 선체가 인양되면 조사할 수 있다고 양해됐는데, 이제 와서 엉뚱하게 국조특위는 끝났고 새로운 특위를 만들어서 (조사) 할 수 있다는 식으로 얘기한다"고 성토했다.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도 "지금 제일 이견이 큰 게 세월호"라며 "현재까지 제대로 합의된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도읍 새누리 원내수석은 "세월호 특조위는 6월말로 끝났다"며 "입법기관으로 법을 모범적으로 준수해야 할 국회에서 일몰된 이 법을 정치적으로 해석해 연장하자고 주장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특조위 기간을 연장할 게 아니라 객관적이고 투명하며 공정한 원인규명과 진실규명을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특조위보다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분, 그리고 균형감을 갖추기 위해 여야 의원들이 참여하는 그런 조사체가 있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여야의 공방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두 야당이 세월호 특조위 활동기한 연장과 누리과정 편성으로 추경을 발목잡고 있다. 추경 발목잡기로 민생이 더 어려워지면 야당이 책임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정 원내대표는 "세월호 특조위 기간 연장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세월호 특조위는 별다른 성과없이 막대한 예산만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또 "법정 시한은 이미 종료됐다. 연말까지 예정된 보고서 작성을 특조위 기간 중 보장하겠다는게 정부 측의 입장"이라며 "이런 무리한 요구(세월호 특조위 연장)는 법제화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특조위 문제로 여야가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는 것은 철저한 이해관계 때문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뉴스타파 의뢰로 지난 6월 27일부터 28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세월호 특조위의 활동기간 연장안에 대한 보수와 진보층의 시각은 철저하게 엇갈렸다.
광주·전라권과 진보층에선 '더 보장해야 한다'가 각각 72.3%와 68.6%로 압도적이었다.
반면, 보수진영의 텃밭인 대구·경북에선 '더 부장하지 않아야 한다'가 47.7%로 '더 보장해야 한다'(36.7%)보다 더 높았다. 보수층 역시 '더 보장하지 않아야 한다'가 57.8%로 '더 보장해야 한다'(31.4%)보다 우세했다.
◆ 대권행보 나선 김무성, 민생투어 첫 행선지 팽목항
'세월호 특조위 활동기간 연장안' 문제와는 별도로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세월호 행보도 가속화되고 있다.
전날 전국 민생투어에 돌입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첫 행선지로 세월호 인양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았다.
김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팽목항을 찾은 이유에 대해 "이 시대 최고의 슬픔을 함께 하기 위해서"라면서 "분향을 하고, 아직도 찾지 못한 아홉 분을 기다리며 팽목항에 머물고 계신 가족을 뵈니 가슴이 먹먹해진다"고 했다.
그는 또 "다시는 이 땅에 없어야 할 비극이자 아픔을 우리 국민 모두가 똑같이 느끼고 계신데 이게 왜 국론 분열과 정쟁의 원인이 되는지 안타깝기만 하다"며 "하루빨리 배가 인양돼 바다에 남은 아홉 분이 가족 품에 돌아가시길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가족들과) 라면을 함께 먹고 팽목항을 걸으며 두 시간 넘게 가슴 아픈 얘기를 나눴다"며 "가족분들의 요청으로 제 명함과 핸드폰 번호를 적어 드렸는데 조금이라도 그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김 전 대표의 팽목항 방문에 대해 대선행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외연확장이라는 측면에서 김 전 대표의 팽목항 방문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에 조만간 대선국면이 본격화될수록 대권주자들의 세월호 행보는 줄을 이을 것으로 관측된다.세월호 2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에 마련된 '별이되다' 추모 전시관 벽면에 노란 리본 조형물이 붙어 있다. 2016.04.15 성동훈 기자 정세균(오른쪽 두번째) 국회의장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이석태(왼쪽 두번째)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6.08.02 김인철 기자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여야3당 원내수석부대표가 8월 임시국회 세월호 특별법 연장과 추경 등 현안 관련 공조 협의를 위한 회동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새누리당 김도읍, 국민의당 김관영. 2016.08.01 강진형 기자 전국 민생투어를 시작한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1일 세월호 인양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전남 진도 팽목항을 방문했다. 김 전 대표는 "이 시대 최고의 슬픔을 함께 하기 위해서"라는 내용의 글과 사진을 함께 올렸다. <사진제공=김무성 전 대표 페이스북> 2016.08.01 포커스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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